개발·환경의 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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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간은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범위내에서 그것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면서 생활하는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공기·불·토지·바다·삼림·기후 등은 그 가치를 따질필요도없이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인 존재들인 것이다.
다만 과거 수십만년을 두고 이들의 존재는 인간의 생활에서 부족함이 없이 무한정으로 주어졌기 때문에 그것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없었을 따름이다.
이제 지구상에는 엄청난 속도로 인구가 늘고있으며 인구의 증가보다 더욱 빠른속도로 자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있다.
인간이 생활하기위한 공간·물·공기·나무·동물 등의 수요가 인구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자연을 이용하는 방법이 과학화·대규모화되는 추세에있다.
19세기의 산업혁명은 대량생산기술이라는 혁신을통해 인류문명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유한한 지구상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갖고있다.
특히 20세기초부터 시작된 과학기술의 발전이 제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대량생산기술을고도화시킨데 따라 필연적으로 대운소비를 유도하게 됐다.
우리가 이미 잘 아는것이지만 생산증가로인한 에너지수요의 증가는 화석연료의 소비량을 늘려 매연·유해가스·분진배출에 따른 대기오염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 도시의 비대화, 산업화 등에 따른 수자원이용량이 늘어나면서 그것에 비례해 도시하수·산업폐수의 배출량도 크게늘어 유일한 수자원인 하천과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나아가 수자원의 오염은 필연적으로 토양의 오염이라는 결과를 빚어내고있다.
인간의 생활을 좀더 풍요롭게 한다는 산업사회에서 배출하는 매연·오수·폐기물·소음 등이 결과적으로는 인간의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이다.
세계의 큰 도시나 공업지대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는것은 이미 우리가 잘알고 있는 사실이며 그밖에도 삼림을 포함한 생물이 폐사하고 멸종된 경험을 선진공업국들은 갖고 있는것이다.
이런 환경의 파괴로 인명의 피해, 재산상의 큰 피해를 당하고 나서야 공업선진국들은 환경이 갖는 중요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인간이 생활할수 있고 동물·식물·미생물이 살고 번식할수 있는 각종 환경자원의 복원이나 보존을 위해서는 그것을 파괴하는데서 얻는 이익보다 더 큰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늦게나마 인식하게 된것이다.
그러나 환경오염은 일부국가에서 경제발전과 비례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런 지역에서는 경제발전이라는 고무적동기가 환경오염의 심각함을 도의시하게했고 어떤때는 공해가 오히려발전의 호칭처럼, 또는 불가피한 필요악으로 간주되어왔다.
특히 환경오염의 피해라는것은 대부분의 경우 축적적이고 미래효과로 나타나기때문에 당장 눈에 띄는것이 적고 또 그 인과관계를 구명하기가 어렵다는 춰약점(?)을 갖고있다.
그때문에 경제발전과 더불어 오염물질이 다양화 되고 오염지역도 도시·공업지역에서 그렇지 않은 지역에까지 광역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환경용량 (국토공간이나 하천유량) 등이 협소한 나라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다.
우리는 가까운 이웃인 일본이 경험했던 이같은 공해문제를 잘 보아왔다. 그러나 그것을 일본의 경험으로만 생각지않고 역사의 교훈으로 받아들인다면 많은것을 얻을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제 우리나라도 주요도시·공업지대의 대기와 하천, 연해수자원이 오염되고있으며 이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할 시점에 있다.
오염이 심화되는 이유는 매연이나 폐수·유독물을 무분별하게 방출하는 때문으로 이의 방출을 기술적으로 완전제어한다는것은 매우 힘들다.
국토의 생활환경과 자연을 보호하기 워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개발이나 기술도입에 앞서서 그것이 이루어졌을때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예측하고 환경오염을 극소화하기위한 대책을 개발계획자체에 포함시키고 공해공정은 가급적 도입을 제한하는 제도가 정착화되어야만한다.
공기·물·땅·바다는 공유재산이므로 누구도 그것을 훼손할 권리가없으며 그질을 보존하는것 또한 공적의무에 속한다. 따라서 이것을 훼손시키는 사소한 행위라 할지라도 공유재산과 인권침해로 간주되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우선 국민의 환경의식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가정에서 사회에 이르기까지 생활환경을 훼손시키지않는 습성을 기르고 학교교육에서도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한다. 특히 기술교육에서는 생산기술과 환경보전기술이 병행되어야한다.
가정이나 산업현장의 오염물배출량을 법으로 규제하는것도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에앞서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이 직접간접으로 자신에게 피해를 가져오는것을 정확히 인식하는것이 더 중요하다.
환경오염방지는 법에의한 규제보다는 양식과 습관에 의해 보다 좋은성과를 얻을수 있는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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