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이슈] 각국 대처 방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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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이후 아시아에서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65명이다. 그러나 사람 사이에 감염이 가능해지면 희생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WHO는 최근 "사람 사이에 감염이 시작되면 최소한 740만 명이 희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거릿 챈 WHO 전염병 담당 사무차장은 6일 "조류독감이 전 세계로 퍼질 것에 대비, 나라 간에 발병 정보를 공유하는 등 조기경보시스템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세기에 세계적으로 독감이 유행, 대규모 희생자를 낸 것은 1918년 스페인 독감(사망자 최고 5000만 명), 57년 아시아 독감(100만 명), 68년 홍콩 독감(100만 명) 등 세 차례였다.

외신들은 미국을 비롯해 각국이 조류독감 대비에 나섰다고 7일 보도했다. 미국은 범세계적 조류독감 대책반을 구성하겠다고 나섰다.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다량 확보도 서두르고 있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타미플루는 230만 명분이다. 미국은 조만간 2000만 명분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구의 절반가량을 치료할 수 있는 1억5000만 명분을 비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프랑스.호주는 인구의 20%를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을 확보하는 것이 일차 목표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인구의 10%인 40만 명분을 갖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7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노피-아벤티스.키론.와이어스 등 주요 백신 제조업체 대표들을 백악관으로 불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조류독감 백신 생산을 독려했다. 백신은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때마다 새로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 제약회사들이 기피하는 품목이다.

대만은 조류독감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에서 입국하는 여행객들에게 건강관리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르면 10일부터 대만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열흘간 하루 두 차례 체온을 측정하고, 고열 등 독감 증세가 나타나면 마스크를 착용한 뒤 위생국을 찾아가야 한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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