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전인대 제6기 1차 회의」의 초점 "관료는 소장화, 경제는 현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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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공의 정기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6기 1차 회의가 오는 6일 2천9백78명의 대의원이 참가한 가운데 북경에서 개막된다.
약2주간 열릴 이번 대회는 국가주석 등 주요수뇌부를 선출, 교체하는 외에 조자양 수상의 정무보고, 요의림 국가계획위원회 주임의 83년도 국민경제와 사회·발전계획보고, 왕병건 재정부장의. 82년도 정부지출 보고 등을 들은 후 외국회사의 합작투자와 기술제공을 유도하기 위한 세법·특허법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가문데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작년 12월 채택된 새 헌법에서 부활된 국가주석등 주요지도부의 인선과 경제문제다.
중공의 국가주석 제도는 지난 54년 최초의 헌법에 따라 설치돼 모택동이 초대 주석을 맡았으며 그후 유소기에게 넘어갔고 68년 문화혁명 때 유가 실각한 뒤 7년간 비어 있다가 75년 완전히 폐지됐었다.
그러나 신설된 국가주석은 모나 유 시대와는 크게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군 통수권이나 최고국무회의 소집권이 없어 군사나 행정에 거의 간여 못하는 형식상의 국가원수다.
물론 새 헌법에 따르면 국가주석과 부주석은 5년 임기에 한차례 중임할 수 있으며 국가주석은 전인대의 추천에 따라 국무원수상·부수상 및 각료들을 포함한 고위관리의 임면과 선전포고, 계엄령 포고, 외국 대사의 신임장 수리, 기타 의전상 국가를 대표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중공의 권력구조로 보아 국가주석이 단독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으리라는 것이 대다수 중공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국가주석에는 당 정치국 상무의원이며 경제·외교전문가인 이선념(78)이 선출될 것으로 확실시된다.
암이 걸려 있다는 소문속에서 꽤 오랫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던 이선념은 금년 들어 외국대표단을 만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국가부주석에는 당정치국원인 요승지가 내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은퇴가 결정된 전인대상무위원장 섭검영(85)의 후임에는 팽진 부위원장(80)이 승격될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하나 초점이 되고 있는 국가중앙 군사위주석은 중공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등소평 당중앙군사위 주석이 겸직할 것 같다.
전통적으로 중공군대는 당의 소유처럼 여겨왔으나 새 헌법에서는「국가의 군대」라는 개념으로 탈바꿈했다. 따라서 실용주의 현대화에 힘을 쏟고 있는 등이 국력의 핵심인 군을 통수해야한다는 견해가 중공 지도부 안에서 강하게 나돌고 있으며 등 자신도 그것을 원하는 입장인 것 같다. 등은 국가주석을 맡으라는 주위의 권고를 계속 뿌리쳐왔으나 군에 대해서는 관심을 표명해왔다.
이번 대회가 이같은 관측대로 인사를 단행한다면 중공은 국가고위자의 인선을 완전히 마무리 짓게된다.
당은 호요방(68)총서기, 정부는 조자양(64) 수상, 군은 등소평(79), 국회(전인대)는 팽진(80), 국가주석(원수)은 이선념(78)이 맡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대회는 연로한 일부 당 간부들의 퇴임과 함께 당 간부의 행정부요직 겸임제한 등 새로운 인사원칙을 마련할 것으로 중공관영 신화사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공행정부는 ▲당원로들로 구성되는 제1계층 ▲총서기 호요방과 수상 조자양 등을 포함하는 당 서기국과 국무원의 제2계층 ▲정치적·직업적 능력이 우수한 40대 소장층이 주축을 이룰 제3계층 등 3단계의 체제로 개편된다.
이는 중공지도부가 그 동안 추진해온 소장화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실제 이번 전인대대의원2천9백78명 중 76%가 새 인물로 평균연령이 53세로 낮춰졌으며 당원의 비율도 72.5%에서 62.25%로 줄어들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또 경제문제, 특히 지난해 l2월 제5기 전인대 5차 회의에서 채택된「제6차 5개년(81∼85년 계획」의 추진상황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란>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약칭으로 중공의 일원제국회를 말한다. 작년 l2월에 채택된 중공의 새 헌법은『전인대가 국가의 최고 권력 기관이며 입법권을 행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성·자치구·직할시·군 대표로 구성되며 임기는 1기 5년이다.
원칙적으로 매년 한차례 열려 헌법개정, 국가주석·부주석 선출, 경기 5개년 계획과 국가예산의 승인 같은 국가의 중요사항을 결정한다.
54년 9월 15일 제1기 l차 회의가 열린 이래 금년이 17번째 모임이다.<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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