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 매생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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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엔 매생이국이 제격이다. 전남 장흥의 어민들이 매생이를 손질하고 있다. [중앙포토]

추위가 누그러졌다는 뉴스가 들리는데도 좀처럼 차가워진 몸이 풀리지 않는다면 이 음식을 맛보자. 바로 부드러운 식감에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매생이국 말이다. 해양수산부도 매생이를 1월의 제철 웰빙 수산물로 선정했다.

 매생이는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조선 후기 학자 정약전(1758~1816)은 어류도감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매생이를 이렇게 기록했다.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르고 빛깔은 검푸르며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

 매생이는 청정 해역의 조간대(만조 때 수중에 잠기는 부분에서 간조 때 노출되는 곳까지) 상부에서 자라는 갈파랫과 해조류로, 매년 12~2월에만 생산된다. 전남 완도·강진·고흥 등 남해안 지역이 주요 산지다.

 롯데마트 이경민 생선MD는 “전남 장흥 내저 어촌계에서 나는 매생이가 가장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매생이 채묘는 수심 2m 깊이의 바다에 대나무발을 박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후 매생이 포자가 붙기를 기다렸다가 물때에 따라 작은 배를 타고 나가 손으로 매생이를 훑어내는 방식이다.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물길의 흐름이 매생이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며, 채묘 역시 ‘물을 아는 사람’이 더 잘하게 된다.

 매생이에는 철분·칼슘·요오드 같은 무기염류가 풍부하다. 비타민A와 비타민C도 다량 함유돼 있다. 수분과 단백질, 탄수화물 함량도 높아 겨울철 보양식으로도 제격이다.

매생이는 대개 굴을 넣어 시원한 국으로 끓이는 것이 보통인데, 취향에 따라 참기름을 넣어 고소하게 무쳐 먹거나 밀가루를 덮어 전으로 요리해도 맛이 좋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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