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경쟁 불붙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인터넷 기업들이 인터넷전화(VoIP)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터넷전화 사업이 유망한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통화료가 유선전화나 휴대전화에 비해 파격적인 인터넷전화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통신업체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인터넷전화 확산=세계적인 인터넷 업체들은 인터넷전화 업체를 인수하거나 신규 서비스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대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는 26억 달러(약 2조6500억원)에 스카이프(Skype)를 인수하기로 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카이프는 2003년 8월 룩셈부르크에서 창업한 뒤 2년 만에 세계 1위의 인터넷전화 업체로 도약했다. 스카이프는 전 세계 225개 지역에서 54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월 회원이 15만 명씩 불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도 지난달 인터넷전화 기능이 가미된 구글토크 서비스를 공개한 데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무료 무선 인터넷 기지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AOL도 인터넷전화 서비스(토털토크)를 공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존 인터넷전화 업체(텔레오)를 인수해 경쟁에 합류했다. 야후는 다이얼패드 인수 계획을 밝혔다.

◆ 통신시장 판도 바뀌나=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이베이의 스카이프 인수에 대해 "통신 요금이 무료가 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인터넷전화가 통신 시장에 새로운 혁명을 불러올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스카이프는 인터넷에서 유선이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거는 사용자에게 분당 2~5센트의 사용료를 받지만 스카이프 회원끼리 인터넷을 통해 통화할 경우 요금은 무료다. 개인뿐 아니라 국제전화 사용이 잦은 다국적기업들은 통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전화를 권장하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주주간은 "인터넷전화가 기존 통신업체의 가격 독점을 깨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선 케이블TV 업체까지 인터넷전화 사업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업계는 노트북이나 PC 기반의 인터넷전화가 점차 MP3플레이어나 개인휴대단말기(PDA) 환경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전화의 급부상으로 기존 유선전화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섣불리 인터넷전화 사업에 진출하면 '제 도끼로 제 발등 찍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인터넷전화의 급속한 확산으로 기존 통신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 인터넷전화=광대역 인터넷망을 이용한 통신서비스. PC→전화, PC→PC 등 통화 방식이 다양하지만 유선 전화와 달리 시내.시외 요금의 차이가 없다. 특히 인터넷전화 서비스 제공 업체에 가입한 회원끼리 인터넷으로 통화하면 요금이 무료다. e-메일.문자메시지(SMS)뿐 아니라 화상대화도 할 수 있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