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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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말이면 파리지앵들은 동쪽의 뱅센 숲, 서쪽의 불로뉴 숲을 찾는다. 웃통을 벗고 햇볕을 쬐거나 가벼운 운동을 한다. 일광욕이다.
숲에서의 일광욕은 이른바 「삼림욕」을 경하고 있어 해수욕 못지 않게 건강에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면 심신이 상쾌해지는 것은 상식이나 전문가들은 그저 상식에 머무르려 하지 않는다.
최근 일본의 「가미야마·게이죠」라는 학자는 숲속에 들어서면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향긋한 냄새의 정체를 설명하고 있다. 바로 직물이 발산하는 방향성 물질 핀톤차드 때문이라는 것.
핀톤차드는 식물이 주의의 미생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는 화학물질. 떡갈나무 잎을 잘라 그 곳에 대장균을 주입하면 몇 분 안에 죽는다는 실험결과도 나왔다.
동·식물이 발산하는 방향성 전구물질은 대체로 테르펜(terpine)유에 들어간다. 탄화수소, 알콜, 케톤, 알데히드, 카르복실 산, 락톤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소나무 줄기에서 흔히 보는 송진(송진)은 테르펜틴(독), 또는 터펜틴(영)이라고 부르는데 거기서 방향성수지 발삼(balsam)이 나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삼림욕은 또 산소를 풍부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도 권장할만하다. 생태학자들은 지구의 산소를 7O%는 바다의 플랑크톤이, 나머지 30%는 숲의 직물이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요즘 들어 산소의 순환을 방해하는 요인은 대개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도시의 인□집중으로 산소요구가 많아진데다 난방, 수송수단, 공장 등의 발달로 산소를 계속 태운다는 것. 실제로 대도시의 대기중 산소량은 시골보다 6%가 적다. 둘째 시가지, 도로 등의 건설로 숲을 벌채, 산소의 공급원이 줄어든다는 것. 세째 해양오염으로 플랑크톤이 감소된다는 것.
결국 삼림욕은 풍부한 산소원과 방향을 찾는 사람들의 본능적 욕구인지도 모르겠다.
삼림욕의 효과를 설명하는 가운데 자폐성의 어린이를 활달하게 만드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약1주일 동안의 삼림생활은 어린이에게 적극성과 자신감을 길러 준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일본은 임야청 주재로 작년에 노소동악의 삼림욕대회까지 열었다.
어디어린이 뿐일까. 우울증을 현대의 가장 심각한 질 법이라고 진단한 어느 미국 의수는 어른들의 우물증 증상으로 심리적 불안정, 소극적 태도, 사회적 열등감, 지나친 공상 등을 들었다.
이제 나무나 숲은 단순히 경제적, 조경적 의미를 떠나 우리의 생명을 위해서라도 잘 보살펴야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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