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히 범행 재연…전화 걸며 미소짓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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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을지병원 염필수씨 독살사건 현장 검증이 3일 상오 6시부터 서울지검 조진제 검사의 지휘로 을지병원 별관과 병원 앞 대관원 중국용식점 등에서 1시간 10분동안 실시됐다.
○…범인 김연주씨는 양손이 포승에 묶인 채 현장에 나와 남편병실에서 우유와 청산가리 캡슐을 먹이는 장면부터 아들을 시켜 우유봉지를 들여보내는 과정까지 태연하게 재연했다.
을지병원 주변엔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펴는 가운데 환자와 시민 등 1백여명이 독살범 김씨를 손가락질하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김씨는 검거 당시 입고 있던 롱드레스와 재킷차림이었고 약간 피곤해 보였으나 또렷또렷한 목소리로 범행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씨는 4층 여자화강실에서 유산균음료에 주사기로 농약을 주입하는 장면에서는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손수건으로 유산균음료를 싸기도 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운전사 아저씨 아주머니 동생이 주었다고 병실에서 큰 소리로 말해 다른 환자들도 들을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환자보호자 최영자씨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을 재연할 땐 『여보세요』라며 처녀 목소리를 꾸며 말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김씨는 2차례의 남편 독살기도를 털어놓을 때 경찰이 『왜 이제 말하느냐』고 추궁하자 『지금까지 경찰이 묻는 것만 대답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시종 침착하고 태연하게 법행을 재연하며 자신의 주장을 몇 번씩 되풀이하기도 하고 전화를 거는 장면에서는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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