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불신임여부가 관심 | 27일 열릴 불교조계종 임시중앙종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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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불교조계종 제75회 임시중앙총회가 27,28일 이틀동안 서울조계사안의 불교회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종회는 외형상으론 매년 3월 열려온 관례적인 결산총회의 성격을 갖지만 내면적으로는 종권주도세력간의 갈등, 계속 설왕설래해온 총희측의 총무원장불신임문제등이 「태풍의눈」으로 도사리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따라서 종단안팎의 이목은 이미 공고된▲82회계연도결산▲유휴재산정리추진▲재산처분감사보고▲기타사항이라는 공개의 안보다는 늘 종희를 무대로 해온 종권겨냥의 고도한 술수표출여부에 쏠리고 있다.
지난1월 새 종회의장단선출이후 거듭 부침해온 황진경총무원장의 불신임설은 거사여부를 결정할 중요변수의 하나였던 황원장의 동국대이사선임이 지난15일 문교부승인을 얻음으로써 일단 열기가 식어버렸다.
서의현종회의장을 중심한 종회측의 총무원불신임은 황원장이 동국대이사 부적격 판정을 받을경우 「총무원장 자격」에까지 연관시켜 퇴진을 요구할것으로 알려져왔다. 불신임 명분의 하나로 기대했던 이같은 변수가 황원장측의 승리로 판정남으로써 이번 총회에서의 불신임 결행은 없을것이라는게 조계종단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또다른 변수로 주목돼온 설악산 신흥사 주지문제도 총회가 끝날때까지는 계속 유보될것으로 보여 황원장의 여전한 「보도」 구실을 하고있다. 종회실력자의 한사람인 서모스님과 총무원 간부인 김모스님간에 각축을 벌이고있 는것으로 알려진 신흥사 주지문제는 종회전 결정을 내릴경우 총무원장 불신임에까지 영향을 미침에 틀림없다.
지난해 11월 정기종회에서 승려품위문제와 관련됐다는「풍설」속에 돌연 종회 부의장등 일체의 공직사퇴를 선언하고 입산했던 김천장스님의종회재진출(지난3월 직능대표의원 보궐선거에서 피선)도 이번 종회 풍향변수의 하나-.
그는 황원장과 서의장이 종회의장선거에서 정면 대결했을 때는 입산중에도 황원장을 지지한반면 종회재진출에는 서의장측의 지원을 받은것으로 알려져있다.
총무원과 종회를 넘나들며 풍향을 이끈 전력과 황원장체제 구축의 일역 담당, 석연치 않았던 타의설속 공직사퇴등으로 종단내 관심을 모아온 김천장의윈의 종회 재등장은 총무원장불신임등에 적지않은 함수관계를 가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말 거듭된 총무원장 불신임에 따른 종단의 불안정 기류속에서 「막차」로 등장, 종권을잡은 현총무원체제가 주도세력간의 갈등을 표면화시킨것은 지난번 임시종회의 종회의장단 선출때부터였다.
즉 황진경 서의현 박종하 김능혜 김천장스님등으로 압축됐던. 황원장체제는 임기만료된 총회의장 선거에서 결별, 황원장-박총무부장대 서의장-김능혜종회의원으로 재편됐다.
이같은 주체세력의 분열은 그후 여러번 화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외면적인 성과만을 거두었으며 내면 깊숙이 침전한 감정은 아직도 깨끗이 씻지못한채 총무원장 불신임설의 근원이 되고있다.
어쨌든 이번 조계종 총회는 거듭 문제가 돼온 총무원 집행부의 대외관계정립, 종회만능주의 지양등을 실전에 옮겨 모든 종단안팎의 잡음을 일소하고 종권안정을 다질수 있는가를 가늠할 지렛대가 될것 같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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