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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술자리 폭언' 당사자는 주성영 의원 아닌 검찰 간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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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27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의 국감장에 들어 서며 ‘결백’을 의미하는 몸짓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국회 법사위 국감 뒤 '술자리 폭언' 당사자로 지목한 대구지검 정선태 1차장이 "실언을 했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정 차장은 27일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술자리를 마칠 무렵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호텔 바 여주인에게 여러 가지 실언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과음이 제 불찰이며 이로 인한 모든 비난과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정 차장은 당초 성희롱 발언 사실을 부인한 데 대해 "당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술자리가 끝날 무렵이 아닌 여러 명이 동석해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지적해 나름대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차장은 또 "결과적으로 제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주 의원의 행동으로 비치게 된 것은 경위야 어떻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호텔 바 여주인 등 모든 분께 깊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정 차장은 김영한 2차장 검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감 술자리 사건과 관련하여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정 차장은 그러나 성희롱 또는 폭언 등 구체적인 발언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정 차장은 국회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과 대구지검 간부 검사들이 지난 22일 국감 뒤 술자리에서 호텔 바 여주인 현모(31)씨를 성희롱한 장본인으로 지목됐었다.

이와 관련, 대구지검 김영한 2차장은 "대구고검 조사 결과에 따라 곧 응분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정 차장에 대한 징계 등을 시사했다.

대구고검은 당시 목격자인 P제약회사 전무 이모(39)씨를 26일 오후부터 27일 오전까지, 호텔 바 여주인 현씨를 27일 오전에 불러 정 차장과 주 의원의 발언내용 등을 집중 조사했다. 그러나 27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던 현씨는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연락을 끊었다. 현씨는 대구여성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려 했으나 여성회 측에서 장소 제공을 거절해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검, 한나라당에 사과=대검찰청의 정상명 차장은 이날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정선태 검사의 부적절한 언행을 확인하고, 당에 사과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주성영 의원의 술자리 폭언 사건은 전혀 사실과 다르게 왜곡 날조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사건을 최초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자 4명을 추가로 고소했다.

대구=황선윤 기자

*** 바로잡습니다

9월 28일자 4면 '대구 술자리 폭언…' 기사에는 '호텔바 여주인 현모씨가 대구여성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려 했으나 여성회 측에서 장소 제공을 거절해 무산됐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여성회 측은 "현씨가 장소 제공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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