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청바지 코디법, 디자이너 토미 힐피거에게 들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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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진=안성식 기자
협찬=토미진

토미 힐피거(54)는 프레피룩에서 비즈니스 정장 스타일까지 아메리칸 클래식을 기본으로 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다. 브랜드 로고조차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빨강.파랑.흰색으로 이루어져 있을 정도로 그는 가장 미국적인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다. 면 소재를 위주로 한 입기 편한 패션을 주로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다양한 원색의 셔츠는 그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1984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남성복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그는 1996년엔 여성복 라인을 내놨고, 이후 아동복과 홈웨어까지 브랜드를 확장하기에 이른다. 향수 브랜드까지 소유하고 있는 힐피거는 본격적인 토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명성을 쌓고 있다.

"한국 젊은이들의 패션감각은 대단합니다. 아무래도 인터넷을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전세계와 바로 공유하기 때문이겠죠."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미 힐피거는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을 이렇게 전했다. 힐피거는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도나 카렌과 함께 미국의 4대 디자이너로 불리는 인물. 1984년 남성복을 론칭한 이래 여성복.아동복.진.홈웨어.향수까지 거느린 거대 패션 브랜드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브랜드 출범 20주년 기념으로 중국.일본.홍콩을 방문한 그가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가장 미국적인 디자이너라는 평을 듣고 있는 힐피거를 만나 그가 제안하는 청바지 코디법을 알아봤다.

?단순하게 입는 것이 가장 멋지다="청바지를 멋지게 입고 싶다면 단순하게 입어야 한다(Simple is always the best). 화려한 상의에 화려한 청바지를 입고 화려한 신발을 신는 것은 금물이다. 상의면 상의, 바지면 바지 등 하나에 집중하면 된다. 여성이라면 단순한 청바지에 예쁜 핸드백을 들거나 신발만 신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서양인에 비해 다리가 짧은 아시아인이 체형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인종 간 차이는 있을 수 없다. 베이직 스타일만 잘 유지하면 된다. 물론 피팅(몸과 옷이 잘 맞는 정도)이나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트래디셔널 클래식=그래도 역시나 짧은 다리나 처진 엉덩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토미 힐피거가 추천하는 스타일은 트래디셔널 클래식이다. 말 그대로 기본적이면서 전통적인 스타일. 5포켓진(가장 기본적인 청바지 스타일로 모두 5개의 주머니가 있는 것. 엉덩이 쪽에 2개, 앞쪽에 2개의 주머니가 달려 있으며 오른쪽 앞주머니 안에 작은 동전 주머니가 더 달려있다)중에 디테일이 너무 많지 않고 특이한 커팅이 없는 청바지를 고르라는 말이다. 보통 엉덩이가 큰 사람이 체형의 결점을 가리기 위해 엉덩이 부분에 장식이 된 청바지를 고른다거나, 다리가 짧은 사람의 경우 허벅지에 세로 방향으로 탈색 처리된 청바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오히려 장식이 된 부분이 강조돼 결점이 눈에 띄게 된다.

◆올 가을엔 진한 색 청바지에 재킷을=올 가을 청바지로 멋쟁이 소리를 듣고 싶다면 우선 다크 블루(진한 청색) 청바지를 입어야 할 듯하다. 힐피거는 "다크 블루 청바지를 기본으로 셔츠를 입고 그 위에 스웨터와 재킷을 걸치는 겹쳐입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봄 시즌엔 항상 밝은 색상이 좋지만 가을엔 깊은 느낌이 나는 색상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며 초록색과 오렌지색 계열, 그리고 갈색 등을 유행 색상으로 꼽았다.

또 그는 영국 시골풍(English country)의 스타일도 제안했다. 트위드(표면이 거친 감촉이 나는 모직물)나 헤링본(청어의 등뼈 무늬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사선무늬 조직의 모직물)재킷과 다이아몬드 격자 무늬가 있는 스웨터 등을 청바지와 겹쳐 입는 식이다. 이젠 청바지가 캐주얼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할 때라는 얘기다.

청바지로 멋을 낼 땐 컬러나 스타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체형에 가장 잘 어울리는 코디네이션을 명심해야 한다. 로라이즈(밑위가 짧은 스타일) 부츠컷(바지 통이 무릎 아래부터 살짝 넓어져 바지 길이가 신발 밑단까지 내려오는 청바지 스타일. 세미나팔이라고도 불린다)이 유행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입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배가 나온 사람이 로라이즈진을 입었을 때 허리 위로 흘러내리는 뱃살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조도연 기자<lumier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요렇게

♣청바지는 입다 보면 늘어난다. 한 사이즈 작은 것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늘어나 헐렁한 청바지는 보기 흉하다.

♣청바지에 여성스러운 상의나 재킷을 입어라. 티셔츠를 매치하는 것보다 보는 사람의 시선이 상체로 쏠려 짧은 다리를 커버할 수 있다.

♣로라이즈 부츠컷을 기억하라. 힙업 효과와 다리를 길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동시에 줘 한국인 체형에 안성맞춤이다.

이러면 곤란

♣청바지에 청재킷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데님 아이템을 입는 것은 금물. 지금은 70년대가 아니다.

♣유행 지난 워싱(탈색)과 스타일에 집착하지 마라. 최신 유행 청바지를 열심히 입는 것이 남는 것이다.

♣변색되고 목 부분이 늘어난 하얀색 티셔츠나 끝단이 닳고 닳은 청바지는 버려라. 빈티지가 유행이라지만 빈티지 찾다가 빈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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