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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물품보관함 통해 거액 훔쳐간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개인정보 도용으로 은행계좌의 돈이 인출될 수 있으니 예금 전액을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넣어두라"고 피해자를 속여 거액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전화를 걸어 전직 교사 이모(72)씨의 전 재산 5700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조모(46)씨 등 보이스피싱 일당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조씨 등은 지난해 12월 12일 이씨에게 경찰청 직원을 사칭해 전화를 걸었다. 조씨는 이씨에게 “개인정보가 도용돼 수사 중에 있는데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이 모두 인출될 수 있다”며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해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넣어두면 금융감독원 직원이 돈을 안전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불안한 마음에 은행으로 가 돈을 인출한 뒤 이를 지하철 7호선 중화역 물품보관함에 넣었다. 이씨는 조씨 등과 계속해서 전화통화를 하며 돈을 넣은 물품보관함 번호와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 그러나 이들은 이 돈을 꺼내 서울 관악구에서 기다리던 송금책에게 전달했다.

중국 동포인 조씨 등은 취업 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뒤 범행을 한 번 할때마다 20만~1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다고 한다.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대포통장 단속이 강화되자 발각될 우려가 적은 지하철 물품보관함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송금책 등 공범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영상=서울지방경찰청 중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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