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강정호 부재? 변명거리로 만들고 싶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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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호 부재? 그걸 변명거리로 만들고 싶지 않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29)가 2015 시즌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병호는 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지난 시즌은 실패한 시즌이다. 분명히 우승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가을야구에서 내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올해는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넥센은 지난 시즌 삼성에 져 준우승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52개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5 시즌에는 박병호의 역할이 더 커졌다. 중심 타선을 함께 이끈 동료 강정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다. 박병호는 "시즌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분명 강정호의 부재가 느껴질 것"이라며 "그렇다고 강정호가 없는 것을 변명거리로 만들고 싶지 않다. 누가 5번타자가 될지 모르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강정호의 공백을 잘 메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병호와 일문일답.

-시즌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나.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윙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 스프링 캠프에서 1주일 정도 적응기를 가지면 운동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은 살 빼라고는 안 하는데 체지방은 줄이는 게 맞다. 그래서 요즘 식사조절을 병행하면서 체지방을 줄이고 있다. 대신 근육량은 늘었다. 원래는 체지방이 20%를 넘었지만 이젠 18% 정도 된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홈런 50개를 넘겼다. 더 큰 목표를 세웠나.

"경기 수가 늘었지만, 작년에 홈런 52개를 쳤다고 올해 꼭 53개를 기록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더 많은 장타와 타점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겠다. 작년에 삼진도 많고 헛스윙도 많았는데, 삼진을 무서워해서 헛스윙을 한 건 아니다. 헛스윙이 많았다는 건 조금만 더 하면 정확히 맞힐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데 공백이 클까.

"시즌이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분명 강정호 효과는 컸다. 그러나 강정호가 팀에 없다는 것을 변명거리로 만들고 싶지 않다. 누가 5번타자가 될지 모르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그 부분을 메워야 한다."

-새로 영입한 스나이더가 메울 수 있을까.

"팬들은 스나이더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직접 만나보고 연습을 해봐야 알 것 같지만 기대가 크다. 같이 중심타선을 맡으면 잘 할 것 같다."

-따로 영어공부도 하면서 외국인 선수 챙기기로 유명한데.

"1루 수비를 볼 때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오면 자주 대화를 나누는 편이다. 지난 시즌 스나이더가 내가 영어를 잘하는 줄 알고 말을 많이 하더라(웃음). 그게 좀 걱정이지만 기대는 된다. 정말 친했던 외국인 선수가 떠났지만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맞이한다는 기분이 설렌다. 스나이더도 이제 2년차에 접어들어서 적응면에서 문제는 없을 것이다."

-두산 김현수가 비 FA(자유계약선수) 선수 최고 연봉(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연봉 계약 일찍 한 것 후회 안하나.

"아니다. 연봉 사인을 20분 만에 했다. 팀은 계속 시즌 앞두고 계약할 때마다 날 잘 챙겨줬다. 7억을 제시했을 때 기분 좋게 사인했다. 또 김현수 선수와 달리 나는 FA가 3년이나 남지 않았나. 7억이라는 숫자에는 상징성이 있다. 팀에서도 이택근 선배와 같은 연봉이라서 더 책임감이 느껴진다."

-매 시즌 발전하고 있다. 최고의 위치까지 올랐는데 목표의식을 갖기 힘들지 않나.

"아니다. 아직 부족하다. 경기를 하면 내가 부족한 부분이 분명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보완할 점이 있다. 빠른 볼 투수를 상대할 때 가지고 있는 힘보다 밀린다는 생각이 있다. 헛스윙 비율이 높아진 것을 고치려면 투수에 따라서 스윙 궤적이 짧아져야 한다. 그런 부분을 많이 보완하겠다."

-올 시즌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지난 시즌에 우리가 우승을 분명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가을야구때 내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그런 부분을 못해서 실패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 우승하고 싶다. 항상 선배들에게 의지했는데 이제 후배들에게 내가 먼저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겠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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