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당협위장 여론조사 선출" 서청원 "왜 상의도 않고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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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무성(左), 서청원(右)

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해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사이에 또다시 마찰이 빚어졌다.

 현재 김 대표는 공석인 6명의 당협위원장을 여론조사를 통해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해 비주류 최고위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에서 “당협위원장과 총선 때 공천받을 사람이 같을 필요가 없는데 지금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건 인지도 조사와 다를 게 없다”며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이어 서 최고위원도 “지금껏 조직강화특위가 (현장 실사를) 나가고 점검도 했는데 이제 와 여론조사로 결정하겠다면 여태껏 조사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며 가세했다. 서 최고위원은 “(여론조사 방침을) 왜 미리 소통하지 않고 그냥 대표가 말하느냐. 당의 문제는 상의해서 하자”고 김 대표를 겨냥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 나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당 대표로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당협위원장 역시 국민이 원하는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당 기조국이 조만간 여론조사 방식을 포함한 당협위원장 선정안을 정해 최고위에 다시 보고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날 최고위원단의 갈등은 외관상으론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에 관한 것이었지만 내용 면에선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기싸움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자유선진당 출신의 이 최고위원은 서울 중구에 도전장을 낸 같은 당 출신 문정림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서 최고위원은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수원갑 지원)을 비롯해 다수의 원외 친박 인사들을 챙겨야 한다. 이번 충돌은 지난 연말 불거진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내정을 둘러싼 갈등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서 최고위원은 최근 측근들에게 “김 대표가 박 원장 내정을 밀어붙이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내정자는 2005년 행정수도 이전을 두고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대통령과 충돌한 뒤 의원직을 사퇴해 친박계로선 껄끄러운 인사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는 이날 20대 총선 때 국민공천제도(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특정 정당의 시·도 내 의석 점유율이 20%에 미치지 못한 지역에는 석패율제(지역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가영·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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