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입찰」발표 후 아파트값 오른채 "품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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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채권입찰제 발표후 실수요자와 부동산업계의 관심은 『채권을 얼마나 사야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기존 아파트 가격은 어떻게 될까』에 쏠려있다.
휴일인 20일 강남지역의 복덕방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모두 한마디씩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자신있는 대답을 못하고 그저 추측만 무성했다.
정부가 상한선을 결정해주는 것도 아니고 수요자가 써넣는 액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복덕방업자들은 기존 아파트 가격과 비슷한 선에서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서울 도곡동 B부동산 K씨는 ▲기존 아파트보다 쌀 이유가 없는데다 ▲현재 남아있는 0순위통장 소유자들이 아파트를 살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고 아파트를 고르느라고 못샀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기존 아파트시세와 별차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아파트채권입찰제가 발표된후 기존 아파트 가격은 또 국민주택 기준 1백만∼2백만원이 올랐다.
정부의 투기규제방침 발표후 지난 1개월간 평균 1천만∼1천5백만원이 오른 것을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
또 오르리라는 기대심리 속에 가격은 오르고 매물은 거둬들이는 한편 실수요자들은 더 오르기 전에 사겠다고 복덕방을 찾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강남기존 아파트들은 값만 오른채 매물이 딸려 거래는 한산한 편이며 강북지역의 주택지를 중심으로 작은 단독주택들이 오름세 속에서 그런대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현금 2천만∼3천만원으로 자기집을 마련하려는 사람에게는 지금이 가장 좋은때다.
아파트 가격은 그동안 거의 모두 평당 2백만원을 넘을 정도로 가격이 올랐지만 단독주택은 제자리걸음을 해 앞으로 오를 전망이 많기 때문.
T부동산전시장 C씨는 『요즈음 역촌동 등 서남지역, 우이동 등 북부지역, 면목동 등 동부지역에서 집 사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며 『대지40평, 건평20평짜리로 5년 이상된 집을 사서 수리하는 방법』을 택하도록 권했다.
이들 지역은 학군도 괜찮은데다 도심에서 가깝고 조용해 주거지로 안성마춤이라는 것.
3천만∼4천만원이면 대지50평, 건평25평짜리를 살 수가 있다.
5천만원대를 넘어 다소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논현동·역삼동·청담동 등 강남지역을 많이 찾는데 대지50평·건평50평 정도의 단독주택이 7천만∼1억원대나 된다.
이들 지역은 최근 15%정도 가격이 올랐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값이 20∼30%씩 올랐다.
역촌동·개봉동의 경우 방1개에 부엌이 달리 셋방으로 깨끗한 집이면 3백만원에서 1백만원이 올라 4백만원을 받고 있다.
웬만한데도 방1칸에 2백만원이 넘는다.
아파트값의 절반을 전세값으로 받는 아파트의 경우 최근 가격상승폭 만큼 전세값이 올랐다.
강남지역에서는 국민주택규모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아파트면 2천5백여만원을 줘야 전세로 들어갈 수 있다.
○…한양·삼성종합건설·신동아가 4월초 1천9백6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한양은 가락동에 2백56가구, 삼성종합건설은 신길동에 3백84가구, 신동아는 서빙고동에 1천3백26가구를 각각 분양할 예정.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이므로 아파트분양 가격은 국민주택규모가 평당 1백5만원, 대형아파트는 평당 1백34만원밖에 안돼 실수요자나 투기꾼이 상당히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첨만 되면 기존아파트 프리미엄을 감안, 당장 몇천만원의 수익이 보장될 것이므로 또한바탕 투기바람이 불 가능성도 있다.
특히 1순위통장 소유자들은 분양가격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더욱 혼잡을 이룰 것 같다.
○…상가·점포가격도 10%정도 올랐다. 특히 서울 주요상가지역의 경우 지난 5개월간 땅값이 평균 60∼1백%가 올라 앞으로 나올 상가분양 가격이 상당히 오를 전망이다. 업자들은 서울A급 지역의 경우 최초분양 가격이 현재의 평당 4백만원∼4백50만원에서 6백만원 이상은 돼야 타산이 맞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과천에서 분양된 주공상가의 경우 최고 57대1이란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고 평당 가격도 최고9백만원까지 써넣는 과열현상이 빚어졌다.
서울시낸 간선도로변의 2∼4층짜리 빌딩을 겸한 상가 점포값도 최근 강세를 보여 지난 2월초보다 평균 10%가 올랐다. <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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