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혈액질환| 혈액과 질병판단(4)|김동집<성모병원 내과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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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혈액은 우리몸의 세부조직까지 순환하고있어 그속에서 일어나는 신진대사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장기조직에 어떤 변화가 생기면 곧 혈액에 반영되어 변화가 오므로 혈액을 정밀하게 검사하면 체내에 발생한 질병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알수있게된다.
예를들면급 성충수염(급성매장염)이 발병했을 때 우측하복부의통증·구역질·발열등 증상외에 혈액중의 백혈구수가 정상보다 많아진다. 이것을 알아내면 급성충수염의 진행정도를 알 수 있고 수술여부등을 판단하는데 큰도움이된다. 또심근경색증의 경우 심전도상의 특징적인 변화와 혈액의변화, 특히 백혈구의 증가, 적혈구 침강속도의촉진,혈청중 효소의증가등이 일어난다.
이러한 혈액의 변화를 검사하여 확인하는 것은 심근경색증의 진단과 예후를 판정하는데 큰도움이 된다.
동맥경화증의 진행정도도 안저검사로 망막의 세동맥의 상태를 알아보는것과 동시에 혈청콜레스테롤을 비롯한 혈청지질을 분석·측정하여 밝혀 낼수가 있다.
간장의 기능도 혈청중의 화학물질들을 측정·판단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최근 문제되고 있는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혈청중의 바이러스항원과 항체등을 측정하여 판단하고있다.
혈액중의 각종 호르몬을 측정하여 내분비계의 병을, 당을 측정하여 당뇨병을, 요산을 측정하여 통풍을, 요소질소등을 측정하여 신장기능 이상을, 혈청철분을 측정하여 철결핍성 빈혈을, 혈액중의 가스, 즉 탄소와 탄산가스를 측정하여 폐기능 이상을 진단하고 치료에따른 임상경과와 예후판정의 지침이되고 있다.
최근에는 혈청중의 태아성항원을 측정, 몇 가지 암의 존재를 추측할 수가 있고 예후를 가늠할 수도 있게 되었다.
혈액검사가 혈액자체 또는 혈액을 만드는 조혈장기(골수와 임파계)에 생긴질병의진단·임상경과·예후등을판정하는데 중요한 것은 말할필요도 없다.
우선 채혈한 혈액의색깔을보아 점상보다 연한 붉은색인 경우 빈혈을 의심하게 되고,진하게 붉을때는 다혈증을의심한다.
백혈범환자의 혈액은 더욱 연한 색깔을 보이며 간장염으로 황달이 생겼을 때 느랗게 보이는 것은 혼히 경험하는일이다.
채혈한 혈액이 응고되지 앉을 경우 혹시 혈우병이 있는가를 의심하게된다.
적혈구·백혈구·혈소판등도 진단에 이용되는데 급성감염증일 경우 백혈구증가(원인에 따라 호중구증가, 호산구증가, 단구증가 또는 임파구증가등)를 볼수있으며 심한간염·방사선장애 및 어떤약제에의해 골수기능이 억제되면 백혈구감소증이 생기는 경우가있다.
또 어떤 뚜렷한 이유없이 백혈구가 악성화되어 증식하는 경우 백혈병을 의심한다.
혈소판수가 적은 혈소판감소증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자반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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