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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비행기서 … 일곱살 세일러의 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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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추락한 비행기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은 세일러(7·앞줄 왼쪽)가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오른쪽부터 마티·킴벌리·파이퍼 [사진 페이스북]

부모가 즉사한 경비행기 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7세 여자아이가 1.6㎞를 걸어 인근 민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극적 생환의 주인공은 미국 일리노이주 내쉬빌 출신의 세일러 거츨러다. 플로리다에서 연말연시 휴가를 보낸 거츨러 가족은 경비행기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으나 1일 오후 6시(현지 시간) 켄터키주 상공에서 비행기가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 조종간을 잡은 아버지 마티(48)를 포함해 어머니 킴벌리(46), 언니 파이퍼(9)와 사촌 시에라 윌더(14)는 사망했다.

 비행기가 추락한 지점은 숲이 울창한 지역으로, 세일러는 어둠 속에서 맨발로 언덕을 넘고 제방을 두 개 건너야 했다고 경찰 당국은 3일 밝혔다. 영상 5도였지만 반팔 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약 30분 걸은 세일러는 주민 래리 윌킨스의 집을 발견해 문을 두드렸다. 윌킨스는 AP·NBC 등 외신에 “문을 열자 피투성이인 여자아이가 양말 한 짝만 신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며 “대단한 의지력을 가진 놀라운 아이”라고 전했다. 세일러는 윌킨스에게 “경비행기가 추락해 뒤집혔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 같다”며 도움을 청했다. 세일러는 곧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취한 후 3일 퇴원했다. 손목이 부러지는 정도의 부상만 입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가구 사업가인 아버지 마티는 4000시간 이상 비행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비행사로, 그의 페이스북엔 경비행기 여행 사진이 여러 장 올려져 있다. 경찰은 상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수진 기자

엔진 고장으로 가족 모두 참변
1.6㎞ 깜깜한 산길 맨발로 걸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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