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5백89년간 모두 천4백1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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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이 조선조의 도읍으로 정해진지 5백89년. 이대조3년(1394년11월29일) 한성부로 출발,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울시장을 지낸 사람은 연임 중임을 합쳐 1천4백9명, 제1부시장은 4백25명, 제2부시장은 3백18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현 김성배시장은 1천4백10대, 이상연 부시장은 4백26대가 되며 제2부시장은 81년9월3일 제5공화국이후 직제축소개편으로 3백18대(안찬희 현서울시 종합건설본부장)를 끝으로 없어졌다.
이는 서울시가 16일 펴낸『서울의 전통문화』란 책자에서 밝혀졌다.
서울시장의 직함도 ▲판한성부사에서 시작해 ▲한성부윤 ▲판윤 ▲부윤 ▲관찰사 ▲경성부윤등을 거쳐 1946년9월28일 해방후의 관제개혁에 따라「시장」이란 명칭이 처음 등장했다.
초대 시장은 1395년6월13일(이태조 4년) 당시의 판한성부사로 취임한 성석린(1338∼1423년). 그는 19세때인 고려 공민왕때 문과에 급제, 여러 벼슬을 거쳐 77세때엔 영의정이 되기도 했다.
제1부시장은 같은날 취임한 영성부좌윤 정신의, 제2부시장은 l466년 음력1월15일(세조 6년) 당시의 관제개혁으로 처음 등장한 주성부우 윤태파(l434∼1486년)였다. 역대시장들중에는 일본인17명도 포함돼있다.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시장은 인조때의 판윤 최명길(2백76대).
1636년 음력9월5일(인조 14년)에 취임, 효종이 즉위하던 1649년 음력7월19일 물러나기까지 만12년10개월14일 동안 자리를 지켰고 그다음도 역시 인조때의 이덕형(2백75대)으로 만10년2개월24일간 재임했다.
또 가장 많이 연임또는 중임을 한 판윤은 혜종·철종때의 이가우로 9번, 다음은 순조때의 김리교로 8번이고 그외에는 5번이상한 사람이 없다.
단명시장도 많아 임명받은 그날 다른 사람으로 바뀐 경우만도 6차례나 있었다.
영조47년(1771년 음력1월l2일)판윤으로 임명됐던 구윤옥(5백34대)이 그날자로 이은(5백35대)에게 자리를 물려준 것을 비롯, 철종 즉위년(1848년)의 이돈영은 그해 음력11월20일, 김좌근은 다음해 음력7월20일, 고종17년(1880년)의 임응준은 그해음력2월20일, 고종20년의 김익용은 음력6월28일 각각 판윤으로 부임했다가 그날자로 물러났다.
또 3일을 채못넘긴 사람은 중종3년의 정광필(1508년 음력11월7일∼9일)등 50명이나 되고, 4일∼10일은 1백37명, 11일∼30일이 3백7명이나 됐다.
조선조의「서울시장」1천3백72명중 4백99명이 채한달도 자리를 지키지못했다.
특히 조선조 역대 임금중 판윤을 가장 많이 갈아치운 왕은 고종.
즉위원년(1864년) 음력4월16일 취임한 이우(9백86대)∼고종32년(1895년) 김경하까지 32년동안 무려 3백40명이나 경질, 1년에 평균 10·6명을 바꾼셈이다.
역대시장중 유명인물로는 황희(31대) 정승을 비롯, 역시 청백리 정승으로 이름높은 우사성(37대), 충신 정광필(1백31대), 암행어사 박문수(4백80대), 갑신정변의 주도자이자 태극기를 처음 대외에 알린 박영효(1천1백62대), 김홍집(l천1백76대), 민영익(1천1백88대), 일본 을사보호조약을 끝까지 반대했던 한규설(1천2백18대), 이용익(1천2백92대), 민영환(1천3백1대), 민영소(1천3백12대), 윤치호(1천3백34대)등이 있다. 또 현대인물로는 전대통령 윤보선(1천3백95대·해방후2대), 자유당시대 국회의장 이기붕(1천3백95대 해방후3, 4대), 전 내각수반 허정 (1천4백대 해방후8대), 전 체신부장관 장기영(1천4백2대·해방후10대), 윤치영(1천4백5대·해방후13대)씨등을 손꼽을 수 있다.
해방후 시장을 지낸 17명(김성배현시장 제외)중 최장수 시장은 김현옥씨(1천4백6대·해방후14대)로 1966년4월l일∼l970년4열16일까지 4년15일.
이기붕씨와 김태선씨는 각각 두번씩 시장을 지냈으나 재임기간은 각각 1년11개월과 5년이었다.
최단명시장은 지난60년12월30일 민선시장으로 취임한 김상돈씨(1천4백3대·해방후 11대)로 5·16이 나던 날 바로 물러나 5개월18일에 그쳤다.
제2부시장과 1부시장을 거친 시장은 유일하게 현김성배시장뿐이며 3백15대 제2부시장 곽후섭씨는 현대아파트 특혜분양혐의로 재임중 구속, 자리를 떠야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곽씨는 그뒤 무죄판결을 받았다.

<임수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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