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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마스코트 호랑이 어떤 모양이 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호랑이는 호랑이로되 어떤 호랑이가 될까.
88년 서울올림픽의 상징동물로 일단 호랑이가 결정되었으나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 의인화된 마스코트로 등장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왜냐하면 현대 올림픽에 있어 마스코트는 당해 올림픽의 별칭 혹은 애칭으로까지 격상되어 그 대회에 대한 세계의 관심과 호감, 그리고 흥미를 돋우는데 매우 효과적인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또 마스코트는 국제 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고 대회조직위원회가 특허권과 같이 사용하는 것으로 세계 각국의 상품에 이 디자인의 사용권을 판매하게 되므로 막대한 경제
적 소득을 보장하는 중차대한 수익사업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국내외의 어떠한 기업체나 단체·개인도 조직위원회의 승인 없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나 활동에 이 마스코트의 디자인을 원용할 수가 없다.
호랑이는 백수의 제왕으로 사나움이 그 상징이지만 마스코트로서 디자인될 때는 이 점은 거의 채택될 수가 없다. 인종과 문화를 초월하여 세계의 남녀노소에 공통적으로 친근감을 줘야 하므로 귀엽고 코믹해야된다는 것이 상식이다. 독창적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호칭, 도안만큼 중요>
○…디자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호칭이다. 지금까지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SLOOC)주변에서는 이미 「호돌이·호순이」설이 유력하게 나돌고 그외엔 특별한 대안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호돌이」로만 할 경우 남성본위라는 비판이 우려되고 「호돌이·호순이」로 할 경우엔 암·수의 한 쌍이 등장, 이채롭기는 하나 담백함이 결여되어 개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 「호돌이」를 국제 공용어인 영어로 HODORI라고 표기할 것이므로 예컨대 국제 올림픽위원회 「사마란치」위원장의 모국인 스페인계통의 언어 사용국에서는 「오도리」라고 잘못 부를 수 있다는 점도 걸린다(스페인어에서는 두 문자 H가 발음되지 않음).
새로운 의견도 있다. 원래 우리 민족은 호랑이를 「범」이라고 불렀으므로 마스코트의 애칭을 BUM으로 하자는 것이다.

<4천 3백여 매 응모 호랑이가 최고 득표>
○…SLOOC는 작년 가을 서울올림픽의 상징물을 공모했었다. 4천 3백 44장의 응모가 있었는데 1백 30종이 등장했고 물론 호랑이가 최고 득표를 했다.
그중 호랑이 진돗개 토끼까치 다람쥐 거북이 학 소 용 무궁화 원앙 장승 인삼 등이 주목을 끌었고 최종심사에 오른 것은 호랑이 토끼 다람쥐 원앙이었다.
모두 장 단점이 제기 되었으나 호랑이외의 3종은 한결같이 『나약하다』는 점이 흠이었고 호랑이에 가장 강력히 도전했던 토끼는 『생태가 지저분하고 서양에서는 플레이보이의 상징』이라는 지적이 나와 고배를 들었다.
당초 공모작중엔 지게 짚신 고무신 도깨비 영덕게 뽀빠이 판문점 통일로 엽전 알밤 2개 야구방방이 음악 등이 나오기도-.

<올림픽 마스코트 뮌헨대회가 처음>
○…올림픽 마스코트는 72년 서독의 뮌헨 올림픽 때부터 등장했다. 이 마스코트의 효시가「발디」라 불리는 개였다.
이어 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선 해리(바다 삵괭이·애칭 아미크), 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선 곰(애칭 미샤)이었으며 오는 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마스코트는 미국의 상징동물인 독수리(애칭 샘)다.
이중 소련의 「미샤」가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에 관해서는 올림픽 마스코트를 겸용할 것인지, 혹은 별도로 제작할 것인지 아직까지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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