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FTSE 선진 지수 진입 실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한국 주식시장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증시(FTSE) 지수의 선진국 문턱을 넘는데 일단 실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대했던 선진국 지수 편입이 무산됨에 따라 외국인 투자 위축 등 증시에 일부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 증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FTSE 지수위원회는 14일 한국과 대만 증시를 현재와 같은 '준선진국지수(Advanced Emerging Markets)'에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 결정이 2006년 9월로 미뤄졌으며 오는 2007년 3월까지는 현행 준선진국지수 국가로 남게 된다.

FTSE 지수는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으로 세운 FTSE 그룹이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유럽계를 중심으로 한 2조5000억 달러(약 2500조원) 규모 자금의 주요 투자 잣대중 하나다.

지수위원회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지수에 들어가려면 ▶장외거래 요건을 개선하고 ▶외국 투자자의 통합계좌 이용을 더 쉽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FTSE가 1년 전 한국을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관찰국으로 지정할 때 미흡하다고 지적했던 대차제도.통합계좌.장외거래 등 6개 항목 중 일부다. 그러나 실제 한국과 대만의 선진국 지수 편입 무산은 FTSE 속사정 때문이라는 의견도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 FTSE 준선진국지수의 57%를 차지하는 한국과 대만이 선진국 지수로 올라가면 준선진국지수 자체가 무너져 1~2주 전부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며 "FTSE가 지적한 개선 사항은 선진국 편입을 막을만큼 큰 사안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선진국 지수 편입시 기대했던 약 20억~50억달러의 외국계 펀드 자금 추가 유입이 없는 것 외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에 대한 평가가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별 충격이 없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미국계 자금은 FTSE 지수보다 미국 모건스탠리지수(MSCI)를 참조한다"고 말했다.

이승녕.김준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