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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수출기업 변신 절반은 해외에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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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주로 국내에서 차를 팔아 왔던 쌍용자동차가 수출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쌍용차가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해외에서 좋은 평을 받으며 잘 팔리고 있는 데다 내년에는 본사(상하이차)가 있는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올해 8월까지 4만976대(현지조립 수출 포함)를 수출해 전체 판매 대수(8만5750)의 48%를 수출했다. 수출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 늘어났다. 올 8월까지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35% 줄었다.

수출 호조에 따라 올해 수출 비중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50%를 넘을 전망이다. 수출 비중은 2003년 10%, 지난해 28%에 불과했었다. 쌍용차는 수출 대상 국가를 현재 90개국에서 100여 개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쌍용차의 주력 차종은 일반 승용차보다 30% 이상 비싼 SUV다. 이 회사는 승마.모터사이클.철인3종경기 등을 후원하면서 VIP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자동차 선진국인 서유럽 16개국에 차를 많이 팔고 있다. 이 지역의 수출 비중이 45%가 넘는다. 동유럽을 포함한 유럽 전체는 65%에 달한다. 독일.프랑스.영국.스페인 등에서 대형 SUV인 뉴렉스턴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보다 SUV 시장점유율이 미미했지만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뉴렉스턴은 유럽의 경쟁 모델보다 15~20% 정도 값이 싸지만 실내 공간은 더 넓다. 전체 수출 대수에서 차지하는 뉴렉스턴 비중은 60%를 넘는다.

올 6월 내수용으로 내놨던 카이런은 월 평균 내수 판매가 1500대로 애초 목표의 50%에 불과했다. 이 차는 레저용차인 로디우스와 비슷한 디자인을 적용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뒷모습이 평범하다는 평을 받으며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은 잘 된다. 13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카이런 2.0ℓ 디젤 모델을 내놨는데 예약 주문이 몰렸다. 이달 하순부터 월 평균 2000대 이상 수출이 무난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2.7ℓ를 출시했지만 배기량을 낮춰 친환경 디젤 엔진을 단다는 전략이 유럽 소비자의 마음에 든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쌍용차는 올 1월 상하이차에 인수됐으나 첫 반기 실적에서 5년 만에 적자를 냈다.

서진호 기획담당 상무는 "내수 부진 물량을 수출로 전환했는데 서유럽 시장이 호조를 보여 하반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달 나올 소형 SUV인 액티언은 내수.수출을 포함해 월 3000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내년에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상하이차의 지원을 받아 독자 유통망을 구축해 기존 체어맨.렉스턴 이외에 카이런.액티언을 수출할 계획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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