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총선 좌파연합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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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2일 실시된 노르웨이 총선에서 야당 좌파 연합이 169석 중 88석을 차지해 집권에 성공했다. 총선에 승리한 좌파 연합의 중심인 노동당은 74년간 장기집권하다가 2001년 우파에 패배해 뺏겼던 권력을 4년 만에 되찾았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석유수출로 축적된 엄청난 국부를 어떻게 분배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북해에 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노르웨이는 사우디아라비아아.러시아에 이은 세계 셋째 원유수출국이다. 좌파 야당은 교육.보건.복지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 국민에게 국부를 공평하게 나눠주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파 집권당은 감세 정책을 주장했다. 재집권에 성공한 전직 총리인 노동당 대표 옌스 스톨텐베르그(사진)는 "천혜의 자원을 이용해 노르웨이를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노르웨이 좌파 연합 정당의 승리로 서유럽 좌파 정당들이 상승무드를 이어가고 있다. 1999년 상반기 서유럽은 '좌향좌'분위기였다.

당시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중 스페인.아일랜드를 제외한 13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었다. 그러다 2000년 이후 '우향우'바람이 불면서 좌파 정권은 8개국에서 연패했다. 지난해 3월 그리스 총선에서 집권 좌파 정당이 패배하면서 EU 15개 회원국 중 좌파정권은 영국.스웨덴.독일 세 나라만 남게 됐다. 좌파의 반격은 그리스 총선 직후 시작됐다. 그리스에서 정권이 바뀐 지 일주일 뒤 스페인 총선에서는 좌파가 승리했다. 올해 2월과 9월에는 포르투갈과 노르웨이에서 각각 좌파 정당이 정권을 되찾았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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