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대표팀에 「꿈나무」많아 침체축구 재건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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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 축구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에서의 탐스런 결실을 노리며 대지속으로 질기고 강한 뿌리를 힘차게 내리고 있다.
64년내지 66년생의 만20세미만인 청소년축구대표선수들의 전례드문 폭발적인 강세로 인해 수렁에 빠질듯하던 한국축구에 찬란한 서광이 비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축구인들은 『청소년대표에 이번과 같이 유망신인들이 한꺼번에 대거 집결, 막강한 잠재력을 보유한 현상은 과거엔 드물었다』고 입을 모으고 『이들을 잘가꿔 최대한 팀웍을 조성하면 수년안에 세계무대에서의 한국축구가 돌풍의 주인공이 될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이들만이 기대의 꿈나무는 아니다.
축구인들은 이들보다 l. 2년 선배로 전청소년대표 및 현재 국가대표급인 박경동 함현기 이경남 이오빈 최순호 김석원 봉병왕 보민국 김풍왕 등에다 현 청소년대표들을 가세시킬때 무한한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축구계는 현재의 청소년대표팀을 24년전인 59년도의 사상 첫 한국청소년대표팀에 비유하고 있다.
당시의 팀은 현 화랑감독인 조윤옥을 비롯, 최명곤 이순명 이우진 김정석 차경폭 등으로 구성되어 제1회 아시아청소년선수권을 쟁취했으며 이들은 그대로 국가대표로 성장, 60년대 한국이 아시아축구의 무적함대로 위세를 떨치는데 주역이 되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축구의 1급 플레이어중 청소년대표를 거치지 않은 선수는 박병주 김재영 박상인 한문배 조광내 이강조 최경식 최기봉 박경동 등악구 함현기 등 극소수에 지나지않으나 청소년대표로부터 시작하여 국가대표로까지 성장의 길을 같이 걸어온 선수는 최근의 정해원 이태호 장외타 박영수(79년 청소년대표) 등 고작 4명이 대표적이다.
현 청소년대표팀은 특히 공격라인이 다발의 새무기. 중앙의 쌍두마차인 신연호와 이기근은 비록 신장이 각각 178㎝와 17l㎝에 불과하나 『가장 영민한 골게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대담한 돌파력파 찬스포착의 감각이 한국축구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 재목이라는데 거의 이론이 없다.
여기에 미드필드의 노인우는 조광내의 센스에다 한국축구사상 링커로서는 처음으로 등장한 대형선수라는 점이 특이하며 중앙의 최종수비인 장정과 유병옥은 과거 김정남-김호, 혹은 조영대-박성화 콤비를 능가하는 철벽이 되리라는 기대를 모으고있다.
또 70년대이래 불안을 거듭했던 골키퍼에도 김풍주 이문영 등 천부적 재질의 유망주가 등장, 금상첨화가 되고 있다.
한편 청소년대표팀은 8일과 10일 제1회 태국국제청소년축구대회의 준결승에 출전, 공산국축구의 거목 소련과 주목의 2연전을 벌임으로써 값진 테스트를 받는다.
박종환감독은 『소련팀도 폴란드·헝가리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우리는 좌충우돌의 속공과 과감한 돌파로 거구의 소련수비를 정신못차리게 할 것이다』라고 줄기찬 공격축구를 구사함으로써 승리할수 있다고 장담했다.
준결승은 두번의 대전후 1승l패가 될 경우 종합스코어로 우열을 가린다.
한국과 소련은 지난 76년 이란왕자배 청소년축구대회에 테헤란에서 처음으로 축구대결을 벌였으며 이때 한국이 1-0으로 패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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