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맥아더는 자유민주주의 지킨 공로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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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를 주장해온 일부 재야단체의 움직임이 더욱 조직화되고 있어 우려된다. 끊임없는 농성과 시위는 기본이다. 최근엔 '전쟁광 맥아더의 동상은 역사 속으로 던져야 한다'는 한 교수의 기고에 이어 '맥아더 장군은 학살자'라는 노래까지 전파되고 있다. 어제 집회에선 "점령과 학살의 상징인 맥아더 동상은 곧 철거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고 한다.

이들의 언동을 보면 한마디로 '이제 우리들 세상이 왔다'는 식의 안하무인이다. 대다수 국민의 동조 여부에는 아랑곳없이 억지와 궤변을 늘어놓기 때문이다. 이들은 맥아더 장군을 '호전론자' '제국주의의 상징''점령군의 괴수'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관계의 왜곡은 물론 남쪽의 정통성을 훼손하려는 악의적 선전선동일 뿐이다. '호전론자'는 기습 남침을 한 김일성이고, '제국주의'라면 이런 김일성을 몰래 지원한 소련이 각각 표본 아닌가.

맥아더 장군은 이런 공산 제국주의 세력의 도발을 막기 위한 전쟁을 지휘한 것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해괴한 논리를 주장할 수 있는가. 혹시라도 동상 철거 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반미(反美) 바람을 확산시켜 주한미군을 철수케 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당장 중지하라. 우리 국민이 그런 선동에 넘어갈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큰 오산임을 알아야 한다.

맥아더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적화 위기에 있던 우리를 구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 동상은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소중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상징적 기념물이다. 따라서 이를 철거하자는 주장은 적화통일이 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명심하라.

그러나 이들은 이 부분에서도 왜곡을 일삼고 있다. '맥아더가 일부 친미주의자들의 자유만 지켰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집회를 허용해주는 자유민주체제를 이 땅에 존속하게 한 맥아더 장군을 고맙게 여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