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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전 종정 법전 스님 입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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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한불교조계종 전 종정 법전(法傳·사진) 스님이 23일 입적했다. 세수 90세, 법랍 73세.

 법전 스님은 1926년 4월 전남 함평에서 출생했다. 어린 시절 서당에서 한문을 익혔고, 14세 때 전남 장성 백양사 청류암으로 출가했다. 17세 때 영광 불갑사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24세 때 경북 문경 봉암사에서 결사에 참여하며 성철 스님을 만났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참선의 길을 걸었다. 선방 대중은 자리에 앉으면 꼼짝도 하지 않고 참선하는 그를 ‘절구통 수좌’라고도 불렀다. 법전 스님은 11대와 12대 조계종 종정과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해인총림 방장 등을 역임했다.

 해인사 퇴설당 책상 서랍 속에는 법전 스님의 임종게가 남겨져 있었다. ‘산빛과 물소리가 그대로 실상을 펼친 것인데(山色水聲演實相)/부질없이 사방으로 서래의를 구하려 하는구나(曼求東西西來意)/만약 어떤 사람이 나에게 서래의를 묻는다면(若人問我西來意)/바위 앞에 석녀가 아이를 안고 재우고 있구나(巖前石女抱兒眠). 게송에 담긴 서래의(西來意)는 ‘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을 일컫는 말로 절집에서는 화두로도 쓰인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27일 오전 11시 합천 해인사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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