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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테니스 박혜련(포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해 11월 4년간의 도미유학을 끝내고 홀연히 귀국한 여자테니스의 호프 박혜련선수가 미국의 겨울 서키트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19일 출국했다.
『버지니아 슬림스와 지니등 두 서키트대회에 출전한 후 3월말 다시 귀국, 국내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예요. 회사 (포항제철)에 너무 미안해서 얼굴을 못들겠어요. 좋은 성적을 올려야할텐데 걱정이예요.』
박선수는 우선 지난 3일 시작된 버지니아 슬림스 시리즈(총상금 10만달러)의 하나인 마고 아일랜드 (플로리다)대회의 예선전에 출전하게 된다.
이어 2월에는 지니서키트 (총 상금 5만달러)의 인디아내폴리스·내슈빌·피츠버그등 4개대회에 연이어 참가할 예정이다. 유창한 영어와 함께 귀걸이·목걸이등을 한 박선수는 5월에는 유럽서키트(이탈리아·스위스·서독·프랑스오픈)에도 도전할 계획을 짜놓고 있다.
『프로선수로 전향하는 것이 아니냐고 웃분들이 걱정들을 많이 하세요. 그러나 미국에서 프로의 개념은 선수의 한대회 상금액이 항공료를 넘을 때에야 인정이 되더군요. 또 상금액이 항공료를 넘었을땐 협회로 보내면 상관이 없어요.』박선수는 지난80년 샌디에이고주립대시절 나이키서키트 단식에서 우승했으나 상금 1천5백달러중 항공요금과 맞먹는 3백달러만 받았다는 얘기다.
박선수가 올해 국제대회에 드는 5만달러(약 3천8백만원)의 모든 경비는 회사에서 부담해 준다.
그는 지난해 포철창단과정에서『스카웃비용은 필요없습니다. 앞으로 3년만 밀어주면 반드시 「제2의 사와마쓰」(웜블던대회 복식우승자로 세계랭킹 27위까지 오른 60년대 일본의 스타 플레이어)가 되겠어요』 라고 조건을 제시하자 박태준회장이 선뜻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미국 테니스계는 너무나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펼쳐요. 서비스는 2구도 강하게 때리고 특히 베이스라인에서 톱스핀을 구사하여 강한 스트로크로 승부를 결정 지어요. 힘을 바탕으로한 플레이예요.』 박선수는 한국선수들이 세계 무대에 나서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실수를 기다리는 수비위주의 플레이를 탈피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장병식코치는 『혜련이는 국내에 있을때도 포핸드 스트로크가 일품이었지만 이젠 볼의 스피드와 함께 시야가 넓어졌다. 또 톱스핀은 물론 슬라이스등 다양한 테크닉을 배워왔다』 고 극찬하면서 『혼자 생활하느라고 조직적인 훈련이 없어 기초체력과 민첩성이 부족한 것이 흠이지만 국내에선 돌풍을 일으킬 것이 틀림없다』고 장담한다.
글 이민우기자 사진 양영훈기자

<박혜련의 신상메모>
▲생년월일=59년6월3일
▲경력=부산교대부국-부산브니엘여중고-삼화입사(77년1월)-78년2월 도미CSULA(캘리포니아주립대)체육과입학-80년샌디에이고주립대전학-82년6월졸업-포항제철입단(82년12월)
▲가족관계=박성기씨(53·브니엘여고이사장)의 5남2녀중 다섯째
▲체격=키 1m64㎝, 몸무게 55㎏
▲종교=기독교
▲좋아하는 음식=갈비찜
▲친구=「미키·슐리크」(샌디에이고대선수·세계랭킹25위
▲성격=발랄한데 덤벙댄다
▲입상경력=80년도 전미대학2부단식우승, 80년USTA(나이키 서키트)단식 우승, 82년 전미대학랭킹15위, 82년 프로컴퓨터랭킹 1백7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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