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첨단 과학훈련장 8일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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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한 발 쏘지 않고 실전처럼 훈련할 수 있는 최첨단 과학훈련장이 완공됐다. 육군이 8일 공개하는 과학화전투훈련장(KCTC:Korea Combat Training Center)에서는 전투병이 대항군(가상적)을 상대로 전투하듯이 작전을 수행한다. 그 내용을 레이저와 센서 및 컴퓨터 등을 이용해 평가한다.

육군은 2000년부터 2900억원을 투입해 강원도 인제.홍천 지역의 3577만 평 부지에 중대와 대대급 부대가 훈련할 수 있는 과학화훈련장을 건설했다. 2010년까지는 연대급 훈련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있는 국가훈련장(NTC:National Training Center)을 본뜬 것이지만 장비는 더 첨단이다. 미 육군은 첨단 기동여단인 스트라이커 부대의 실험과 이라크 파병 부대 등을 NTC에서 훈련시켰다.

◆ 첨단장비=과학화 훈련장의 핵심장비는 MILES(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System)라는 중앙통제형 교전훈련장비와 위치정보수신장비(DGPS), 다중접속무선데이터망(DCN), 컴퓨터에 내장된 워게임프로그램(JANUS) 등이다.

육군은 이런 장치를 모두 국산화했다. 미국에서 개발된 MILES는 K-1 소총과 K1A1 전차 등 각종 무기에 포탄 대신 레이저 광선 발사기와 레이저 감지기를 부착했다. 이런 소총 또는 전차, 야포 등을 발사하면 MILES가 포탄 대신 레이저를 쏜다. 이 레이저를 가상 적(다른 전투병 또는 무기)이 맞으면 가상적은 총탄 또는 포탄의 파편을 맞은 것으로 간주된다.

전투 결과는 DCN을 통해 자동으로 훈련통제본부의 컴퓨터로 보내지고 훈련통제본부는 가상으로 사망 또는 부상을 입은 전투병에게 전투 불능이라고 통보한다. 전투 불능 피해를 본 전투병이 전투 불능 통보를 받고도 소총을 쏘면 레이저가 발사되지 않는다.

전투병마다 부착된 DGPS는 위치정보시스템인 GPS를 개량한 것으로 오차가 5m 이내다. 미국의 16m, 일본.영국의 20m에 비해 정밀하다. 그만큼 훈련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KCTC는 25종류의 무기 5600점이 동시에 벌이는 전투를 평가할 수 있다. 컴퓨터는 전투 결과를 정밀 분석한다.

◆ 지뢰지대.화학전도 묘사=육군의 KCTC 훈련장은 핵전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전투 행위를 재현 및 평가할 수 있다. 전투병이 지뢰지대를 통과할 경우 지뢰가 매설된 위치를 지나가면 지뢰가 터진 것으로 간주한다. 화학전도 풍향 및 풍속을 계산하고 전투병이 방독면과 방호복을 착용했는지를 판단한다. 전투병이 참호 속에 있는지, 서서 움직이는지도 자동적으로 구분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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