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은 '최고점 증시'…어디까지, 얼마나 뛸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종합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를 돌파하면서 관심은 이런 오름세가 얼마나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오른다면 얼마나 더 오를까. 시장엔 낙관론이 가득하다. 악재보다는 추가 상승의 발판이 될 호재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지수가 1000선을 돌파하기가 무섭게 주가가 주저앉은 악몽때문에 투자자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실제로 1989년 3월 1000 돌파후엔 불과 이틀 만에, '네자리대 지수' 시대가 가장 길게 이어졌던 99년 7월에도 124일 만에 고점을 찍은 뒤 지수가 무너졌다.

◆ 장밋빛 전망 많아=국내 증시에 대한 인색한 평가를 내렸던 외국계 증권사도 속속 낙관론에 동참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 증시를 보는 시각은 긍정적이다.

UBS증권은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에 대한 저평가 인식)'만 극복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14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도 기업실적, 간접투자를 통한 증시로의 자금유입 등을 고려해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를 당초 1050에서 1200로 높여 잡았다.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등 국내 증시 전문가들 역시 증시 안팎의 여건이 괜찮아 연말까지 지수가 1200선에 도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굿모닝신한증권은 연말 지수를 1300으로 높혀 잡았다. 부국증권은 증시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지수가 2008년께 2500까지 오른다고 다소 흥분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최고점 돌파에 따른 경계 심리로 지수가 많게는 100포인트 이상 조종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낙관론의 근거로 리서치센터장들은 ▶외국인.기관이 끄는 '쌍끌이 장세'▶탄탄해진 기업의 수익 등 증시 여건의 근본적 변화에다▶북핵 갈등의 해결 모색으로 지정학적 위험 감소▶전 세계적인 증시 동반 상승세▶FTSE 선진국지수 포함 등 '해외발 훈풍'이 불고 있는 점을 들었다.

◆ 복병도 있다=치솟는 국제유가가 가장 큰 변수다. 미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다가 최근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국내외 경제를 옥죌 위험이 있다. 미국 경제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로 경기활황세가 꺾일 경우도 문제다. 미국의 침체는 곧바로 국내 수출업체의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지속되느냐도 관건이다. 산업활동동향, 서비스생산 등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대책으로 부동산가격이 단기간에 급격하락할 경우 경기회복의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경기회복 전망을 바탕으로 상승했던 주가가 상당부분 원점으로 되돌려 진다는 얘기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의 유동원 상무는 금리의 향방이 증시의 상승 여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 상무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려 시중 유동성을 줄인다면 증시 상승세도 멈출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올릴 것이라는 신호를 하면 주가지수는1000~1140 수준에 머물겠지만 금리 변동이 없다면 주가는 1200선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