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性대결 준비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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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0. 골프 여제(女帝)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남자 프로골퍼들과 성(性)대결을 벌일 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소렌스탐은 22일 밤(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 골프장(파70.6천4백43m)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콜로니얼 골프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여성 골퍼가 공식 대회에서 남자골퍼들과 대결하기는 1945년 LA오픈에 출전했던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58년 만이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소렌스탐은 그동안 샷 거리를 늘리기 위해 집 한쪽에 체육관을 만들어 놓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불렸다. 체력 전문 트레이너인 카이 푸세르의 지도 아래 하루에 윗몸 일으키기를 1백50회 이상 소화했고, 3백파운드(약 1백36㎏)짜리 역기를 등에 지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도 1백회 이상 반복했다.

드러누운 상태에서 상체를 반만 일으키는 크런치(crunch)로 복근을 강화했고, 메디신 볼(medicine ball)로 전신 지구력도 길렀다.

그 결과 소렌스탐의 몸매는 이제 옛날처럼 가녀리지 않다. 남자 선수 못지않은 근육질로 변모했다.

그녀의 드라이브샷 평균거리는 올해 들어 2백75.4야드(약 2백51m)로 늘어나 LPGA 투어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2백65.5야드에 비해 10야드 가량 늘어난 수치다.

그린 적중률 역시 76.5%로 LPGA 선수 가운데 1위다. 아이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면 열번 가운데 여덟번은 그린에 공을 떨어뜨린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렌스탐의 이 같은 호기록이 PGA 무대에서도 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녀의 기록을 PGA 선수들과 비교해 보면 드라이브샷 거리는 1백56위에 해당한다. 필 미켈슨(미국.3백5.9야드)이나 어니 엘스(남아공.3백4.9야드)와는 30야드 가량 차이가 난다.

그린 적중률은 PGA 1위를 달리고 있는 짐 퓨릭(미국.74.1%)보다 앞서지만 코스 길이가 길어지면 그린 적중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소렌스탐은 11일 일본 도쿄의 요미우리 골프장(파72.5천8백46m)에서 끝난 일본여자투어 니치레이컵 월드레이디스 골프대회에서 합계 13언더파 2백75타로 우승했다.

콜로니얼 대회를 앞둔 마지막 점검 무대에서 후도 유리.스즈키 가오리 등 2위 그룹을 9타차로 물리치고 완승했다. 소렌스탐은 "콜로니얼 출전을 앞두고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또 11월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타이거 스킨스 골프대회에도 참가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레티프 구센(남아공).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이 출전했던 이 대회에는 올해도 세계랭킹 10위권 이내의 남자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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