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 이봉주 모발이식 수술 받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마라토너 이봉주(33.삼성전자) 선수가 최근 모발이식 수술을 받았다.

서울 CNP차앤박 모발센터(원장 황성주.최정환)는 지난 9일 이봉주 선수의 후두부 모근 2천4개를 채취해 머리카락이 빠진 앞머리 부분에 옮겨 심는 자가모낭이식술을 실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수술은 李선수의 팬인 황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굳이 2천4개의 모근을 심은 것은 2004년에 열리는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승해 월계관을 쓰겠다는 李씨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선수는 "지난 런던 마라톤대회에서 아쉬웠던 기분도 풀 겸 잠시 짬을 내 모발이식수술을 받았다"며 "아내와 아이, 팬들에게 더 젊은 모습을 보여주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거울에 비친 머리를 볼 때마다 10년은 젊어진 것 같은 느낌"이라며 "내년 올림픽에서 우승해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李씨는 달리기를 할 때마다 땀이 곧바로 얼굴에 흘러내리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임시방편으로 태극 머리띠를 동여매거나 선글라스를 쓰곤 했으며, 심지어 1998년엔 쌍꺼풀 수술까지 했다.

이번에 옮겨 심은 머리카락은 한달 후에 다 빠졌다가 세 달 후부터 다시 자라기 때문에 내년 6월께엔 李씨의 앞머리에 새카만 머리카락이 가득 찬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은 보통 이식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심장박동이 1분당 70~85회에서 90~1백10회로 빨라지는 데 비해 李선수는 수술시간 내내 분당 심장박동수가 52회밖에 되지 않아 마라토너다운 철심장을 과시했다고 소개했다.

황원장은 "李선수가 다른 사람에 비해 두상이 작아 2천4가닥을 심었어도 2천6백개를 심은 듯한 모발이식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