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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죽여버리겠다" MS 스티브 발머, 면전에서 폭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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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구글(Google)을 죽여버리겠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사진)가 검색 엔진 부문의 경쟁사를 향해 험담을 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MS와 구글간에 '인력 빼가기'를 놓고 진행중인 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제출된 기록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미국 워싱턴주 법원에 제출된 기록에 따르면 발머의 폭언은 지난해 11월 당시 MS의 엔지니어였던 마크 루코프스키가 발머를 만나 사직 의사를 밝힐 때 튀어나왔다. 당시 발머는 루코프스키가 구글로 옮길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자 화가 치밀어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발머는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트를 지목해 "그 녀석을 묻어버리겠다. 구글을 죽여버리겠다"며 소리를 질렀다고 루코프스키가 증언했다. 슈미트는 구글 CEO를 맡기 전에 선마이크로시스템과 노벨에서 일해 MS에겐 줄곧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법원 기록이 공개되자 발머는 "루코프스키에게 이직을 만류한 적은 있지만 험담을 했다는 주장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검색엔진 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MS와 구글은 '인력 빼가기'를 놓고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다. 소송은 MS의 연구담당 부사장을 지낸 리카이푸가 지난 7월 구글의 연구개발센터 책임자 자리로 옮기면서 촉발됐다. MS는 법원에 "리카이푸의 취업을 금지시켜 달라"고 요청해 법원이 일단 받아들인 상태다.

이에 맞서 구글은 내년 1월에 시작될 정식 재판을 앞두고 루코프스키의 증언을 들어 "발머가 직원의 직업선택권을 빼앗았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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