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춤꾼 서영님 창작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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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승무.살풀이춤의 이매방, 태평무의 강선영, 교방굿거리춤의 김수악…. 구한말 명인들의 춤을 오늘날까지 이어온 이들 춤꾼의 평균 나이는 팔십세. 한국 전통춤의 명맥이 여기서 끝나나 하는 걱정과 불안을 잠재우는 건 역시 후학들의 춤에 대한 애정이다. 이매방.박병천.은방초 등 명인을 사사한 중견무용가 서영님의 무대는 그래서 빛난다. 전통 춤의 흡수에 그치지 않고, 좀더 다양한 변주로 넓히기 때문이다. 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여제(女帝)의 길, 그 영광과 고독'은 서영님의 두번째 창작 무대. 2001년 첫 창작춤인 '아, 이 위대한 허무를'에선 만남과 이별을 표현했었다. 이번엔 권력의 정점에 선 고독한 여제를 이야기한다.

1부에선 우리 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오간다. 이매방류의 살풀이춤, 강선영류의 태평무에서 서영님 특유의 힘과 절도가 묻어난다. 여러 춤꾼이 가면과 의상을 바꿔가며 남과 여 1인2역을 오가는 '알쏭달쏭'은 해학적인 몸짓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서영님이 직접 아홉개 북을 휘몰아치며 두드리는 절정의 순간에서 1부가 끝난다.

2부에선 본격적으로'여제의 길'이라는 창작춤을 선보인다. 세상 곳곳에 태평성대를 알리는 영광의 춤이다. 02-2263-4680.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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