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가치 450억 달러로 올린 레이쥔 "앞으로도 HW·SW·인터넷 결합에 중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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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휴대전화를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의 융합으로 본 게 적중했다.”

 ‘샤오미(小米) 신화’의 주인공 레이쥔(45) 회장은 샤오미의 성공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 샤오미 본사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다. 레이쥔이 한국 정부 관료와 자리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언론과도 첫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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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쥔 회장은 스마트폰 제조 3년여 만에 세계 3위까지 오른 배경으로 주저없이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인터넷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샤오미는 삼성전자 갤럭시에 크게 손색없는 스마트폰을 만들면서도 가격은 반값 이하다. 최고는 아니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그만큼 좋은 하드웨어라는 의미다. 여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독자적으로 변형시킨 ‘미유아이(MIUI)’를 OS로 쓴다. 부품 종류에 따라 유연하게 SW를 설계하고 최적화한 덕분에 저사양 하드웨어에서도 성능·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애플이 쓰는 전략과 유사하다. 샤오미는 또 ‘인터넷 판매원칙’을 고수해 각종 마케팅·관리 비용을 줄였다. 미유아이의 기능을 개선하는데 이용자들이 참여하게해 수백만 명의 미펀(米粉·샤오미의 팬이라는 뜻)‘을 확보한 것도 샤오미의 큰 무기다.

 레이쥔은 “앞으로도 HW·SW·인터넷이란 세 요소를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보기술(IT)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의 기술이 중국보다 앞서 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과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 본사에 설치한 미끄럼틀. 직원들은 퇴근 시간에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며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사진 샤오미]

 그는 또 “중국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이 많은데 사용자가 적극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활용하라”며 “특히 현지 사정에 밝은 중국 파트너와 적극 협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샤오미는 휴대전화뿐 아니라 TV·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레이쥔은 “헬스케어·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디지털 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인재 채용범위도 전 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450억 달러(약 49조4775억원) 이상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 자금 조달 시 100억 달러 수준이었던 기업가치가 16개월 만에 350%나 높아진 것이다. 올 2분기 중국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올라선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샤오미의 괄목할만한 성장에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독특한 기업문화도 한 몫 했다. 샤오미는 별도의 출퇴근 관리나 복장 규정이 없으며, 직급 체계도 ‘최고경영자-팀장-팀원’의 3단계로 매우 단순하다.

 리레이 홍보담당은 “직원 누구나 최고경영자에게 e메일·메시지를 자유롭게 보낼 정도로 수평적 문화를 갖고 있다”며 “기계적인 규정에서 벗어날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해용·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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