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공관절 수술 세계 최초 1만례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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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관절전문병원이 세계 최초로 로봇인공관절 수술 1만례를 돌파했다. 주인공은 경기도 수원의 이춘택병원. 2002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지 12년 만이다. 이번 성과는 이춘택병원이 독일·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로봇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춘택병원이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다 수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이유가 있다. 끊임없는 자체 연구개발의 결과다.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로보닥은 정밀하고 안전하기는 했지만 단점이 있었다. 미국인 체형에 맞춰져 있어 절개 범위가 넓었다. 수술시간도 길었다. 정합·절삭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로봇수술이 보편화되지 못했던 이유다. 정합은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과 동기화해 로봇에 환자의 실제 무릎관절을 인식시키는 작업이다. 90개에 달하는 점을 일일이 찍어야 했고 도중에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이춘택 원장은 정합에 필요한 90개의 점을 19~22개로 줄였고 처음부터 다시 점을 찍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특허 받은 기술이다. 정합 과정은 10분에서 3분으로 줄었다.

 뼈를 자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30분 이상 걸리던 절삭시간을 9분대로 줄였다. 수술시간을 30분 이상 줄인 것이다. 출혈량이 줄고 감염률도 낮아졌다. 수술 당일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속도도 빨라졌다. 2005년 병원 부설 로봇관절연구소를 만들어 자체 개발한 결과다. 불완전했던 기존 로봇인공관절 수술의 단점을 보완해 완성형 로봇수술을 구현한 것이다.

 이 원장은 “정확한 수술을 위해 로봇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했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 왔다”며 “그 결과 수술시간·회복속도·합병증·인공관절수명 등을 개선했고 세계 최초로 1만례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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