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시대' 다시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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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동안 힘을 쓰지 못하던 블루칩(대형 우량주)들이 지난달 말부터 다시 떠오르고 있다. 3월 중순 이후 주가가 오르는 동안 '1등 공신' 대접을 받았던 중저가주로부터 주도주 자리를 되찾아올 기세다.

삼성증권이 매수 주체별로 최근 반등기간 중 장세 흐름을 분석한 결과 3월 17일~4월 25일 종합주가지수는 28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거래소 시가총액의 44.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SK텔레콤.국민은행.KT.한전.POSCO 등 이른바 '6대 블루칩'이 종합지수 상승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계산해본 결과 2.5포인트를 끌어올린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 오현석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축이 돼 중소형주를 주로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블루칩을 사들이면서 종합지수가 오르곤 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하순부터는 다시 블루칩이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4월 28일~5월 7일 종합지수가 51포인트 상승할 때 6개 블루칩이 기여한 몫은 23포인트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국인들이 28일 이후 공격적으로 매수(2천3백90억원 가량)한 삼성전자는 종합지수를 11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뮤추얼펀드에 1백3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자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샀다"며 "블루칩 중 은행주가 약세인 점은 우려되지만 수급이 좋아지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 등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핵.경기침체 등 아직은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러운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도 많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종합지수의 상승세가 꺾이면 개인들이 선호하는 중저가주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당분간 지수가 오를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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