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프로야구 한대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해 9월14일밤 안개자욱한 잠실야구장의 왼쪽스탠드에 내리꽂히는 드리런홈런은 제27회 세계 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의 향방을 가름하는 회심의 한방이었다.
『제자신도 평생 잊지못할 극적인 순간이었어요. 그렇다고 이를 비단 행운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그만큼 절치부심한 노력의 댓가였으니까요. 두고 보십시오. 프로에서 여실히 입증해 보일테니 말입니다.』
스타군단 OB베어즈에 마지막으로 입단, 프로야구계에 첫발을 내디딘「행운의스타」한대화(23)는 다부진 결의에 차있다.
지난해 l월 국가대표로 선발되기전까지만해도 무명에 불과했던 한대화-.
그러나 프로야구의 출범으로 대표선수로 선발되는 행운을 안더니, 세계선수권대회 최종일인 일본과의 결승에서는 8회말 구원투수로 등판한 일본의「세끼네」투수로부더 통렬한 드리런홈런을 뿜어냄으로써 한국우승 (5-2 역전승)의 견인차로 일약 스타덤에 뛰어올랐던것.
특히 한은 이대회에서 홈런2개를 포함한 31타수12안타(타율 3할8푼7리)를 기록,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타격10걸에 랭크되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동국대 재학시절엔 두차례나 대학선발로 뽑히는 영예를 누렸지만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 세계야구대회로 묻혔던 진주가 탄생한 샘이다.
『글쎄요. 올해 목표는 타율 3할대를 마크하는 것이지만 처음 나무배트를 잡게되니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예요.』
스스로의 결점이 변화구에 약한 것이라고 지적한 한은 따라서 이에 대비한 타법을 반복훈련으로 숙달하고있다고. 프로에서는 홈런의 흥분보다 팀에 공헌키위해 구질에 따른 타석이동으로 저스트미팅(Just meeting·배트를 짧게잡고 밀어맞히는 타법)에 치중하겠다는것.
이를 위해 꼬박 하루4시간씩 T배팅 3백개, 스윙 2백개씩으로 나무배트적응훈련을 쌓는가하면 서키트 트레이닝과 로드윅으로 페넌트레이스에 대비한 기초체력 강화훈련도 아울러 실시하고 있다.
『역시 프로는 노력할 수밖에 없을거예요. 결국 최후의 승자만이 웃을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비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이왕 발을 디딘 이상 끝장을 보고말것』이라며 개막전에서의 화려한 데뷔를 다짐하고 있다.『우선은 곰의 끈기와 우직함을 배우겠다』는 각오아래-.
글 전종구기자사진/사진 장남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