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손잡고 총력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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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기잡는 기술이 있어야 일생동안 생선을 먹을수 있다. 터를 잘 잡는것도 중요하다』그러나 낚싯대나 어망의 기능을 어떻게 요모조모 알맞게 개량시키느냐에 따라 잡히는 고기량도달라진다.
기술개발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경제계의 부산스러운 움직임은 북양의 어군을 향해 출항준비를 하는 선단과 다를바 없다.
기술개발 템포에따라 경제계의 부침이 경정되는 시대가 되었다.
트랜지스터·나일론·컴퓨터·컬러TV등은 모두 미국에서·처음 발명되었으나 요즘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는것은 일본제다.
철강·자동차등도 마찬가지. 새로운 발명품을 대량생산으로 연결시키는 시스팀개발에 일본이 성공한것이다.
US스틸, 크라이슬러, 텔레푼켄등 명문기업들이 일본세에 크게 눌리는것도 기술혁신이 뒤졌기때문. 이에 자극받아 미·일·구등은 반도체·생명공학·신소재등 첨단기술분야를 중심으로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신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되고있다.
신산업혁명은 생산·소비시스팀 뿐만아니라 인류의 삶과 의식구조자체도 바꿀것이다.
80년 한햇동안 미국이 연구개발에 쓴돈은 GNP의2.3%, 일본은 1.83%였다.
서독은 2.35%로 만만치않다. 이에비해 우리나라는 같은해 GNP의 0.61%만을 연구비명목으로 썼을뿐이다.
미국이나 서독의 기업이 전체매상고중 2∼3%를 연구개발비로 돌린데비해 우리나라 기업은 0.47%에 지나지 않았다. 70년대중반 각국의 기술규모지수(국내의 특허및 제조업 총부가가치액 기술집약제품수출액등기준)를 보면 미국을 1백으로 할때 서독이49.4, 일본이41, 프랑스가 31.7이었다. 우리나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정도로 낮은 1.01이었다.
선진대열에 나선 「일본주식회사」의 대규모 신기술투자는 반도체·유전공학이외에 초미립자나 완전결정소자등 미치지않는 부문이없다』
특히 일본은 정부와 여당이 각분야의 연구가들을 모아 프로젝트팀을 구성, 어려운과제를해결해 나가는 독특한 전략을 세워왔다.
통산성이 90년대를 목표로 10년간에걸쳐 추진하겠다는 핵심연구과제는 유전자조작이용기술및 정밀시래믹스·신기능소자·복합재료등 12가지. 81년 일본의 연구개발투자는 2백억달러로 전세계 이분야 투자액의 10%를 점하고 있다.
일본의 첨단기술에 대한 도전에 불안을 느낀 미국은 지금까지 방위산업이나 우주·항공분야에만 전념해왔던 방향을 수정, 컴퓨터와 유전공학부문에도 정부의 지원을 개시했다. 대통령밑에 첨단기술의 전략입안을 위한 특별자문위원회도 설치했다.
이위원회는 연방연구소가 지원하는 국립연구소의 개편문제, 첨단기술개발계획, 기술보안문제등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미국기업들은 81년에 16%의 연구개발비를 늘렸으며 82년에는 이보다 약간많은 17∼18%증액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눈을뜨기 시작했다. 82년 한햇동안 각기업이 쏟아넣은 연구개발비는 81년에비해 무려66.3%나 증가한 2천6억원(국방관계제외)이나된다. 지금까지 그예를 찾아볼수없는 높은 증가율이다.
투자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부문은 역시 산업의 쌀역할을 맡고있는 반도체쪽이다.컴퓨터부문도 이에 못지 않다. 생명공학이나 기계공업에도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있다.
국내기업들이 기술혁신에 안간힘을 쓰고있지만 뛰어넘어야할 장벽은 매우높다.
우선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에 아주 인색하고 설혹 주더라도 까다로운 조건을 붙인다.
로열티도 비싸다. 거기에다 연구개발에 대한 뿌리가 없어 기술흡수력도 문제다.
이제 목표는86∼88올림픽. 경기가 호황국면으로 바뀔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술도입과 자체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2년 한해 기술댓가로 지불받은 액수는 l억7천만달러(잠정)로 81년보다 63.6%나 증가했다.
79년부터 81년까지 3년동안 대략1억달러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큰변화다. 일본에 치우쳤던 기술도 미국을 비롯한 유럽여러나라로 다양화되었다.
82년에 2천6억원(81년대비 66.3%증가·정부추계)에 이르렀던 민간기업의 연구개발비도 새해 50%이상의 증가를 보일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작년을 기점으로 업계의 기술개발다툼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철주·박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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