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만원대 스마트폰 내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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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삼성이 인구 수 세계 2위(12억 명)인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0만원 대 스마트폰을 이르면 다음 달 출시하기로 했다. 운영체제(OS)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삼성이 인텔·NTT도코모 등과 공동 제작한 ‘타이젠’을 실험적으로 탑재한 폰이다. 인도는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20~30% 수준이다.

 10만원 대 스마트폰은 삼성이 지금까지 내놓은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 수준이다. 저가폰 경쟁사인 샤오미와 인도 마이크로맥스가 내놓는 스마트폰 가격도 10만원대여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을 일정 정도 낮추더라도 생산량을 늘리면 마진 감소폭은 줄어든다”면서 “타이젠 생태계를 시범적으로 구축하는 효과와 함께 저가 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타이젠폰은 이제껏 수 차례 출시가 연기됐다. 시제품은 올 6월 만들어졌지만 삼성은 전략적 차원에서 출시 시기를 조율해왔다. 10일엔 인도에서 출시 행사까지 예고했지만 취소한 바 있다. 삼성이 타이젠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타이젠은 단순히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전시회(CES) 2015’에서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 TV를 내놓기로 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내년도 모바일 분야 마케팅 전략도 윤곽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프리미엄급(80~100만원) 시장에서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로 애플에 맞서고, 보급형(50만원 내외)에서는 갤럭시A 시리즈로 화웨이에 대응하며, 초저가(30만원 이하) 시장에서는 샤오미에 맞서 10만원 대 타이젠 폰으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한편 샤오미도 인도 시장 공략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스웨덴 업체 에릭슨이 인도 델리고등법원에 특허 침해를 이유로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올 7월 인도에 스마트폰 ‘미3’를 출시한 후 지금까지 스마트폰 약 80만대를 판매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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