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람 사람] "한국 와서 살 빼고 스타 됐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 20㎏ 이상 살을 뺀 뒤 기쁘게 웃고 있는 스와 리에(左)와 다무라 미키.

일본 여성 스와 리에(27.주부)와 다무라 미키(25.직장인)는 한국에 와서 유명해진 사람들이다. 두 달여 전부터 일본 니혼 TV의 '자! 세계의 놀랄만한 뉴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서의 일상이 매주 소개됐기 때문이다. 수요일 오후 9시 황금시간 대에 방영되고 있는 이 프로는 현재 일본 내 6개 지상파 TV 프로 중 시청률 1위(27.8%)를 달린다고 한다. 이들 두 여성은 이 방송국이 공모한 살빼기 도전 체험 대상자에 지원, 선발됐다.

6월 초 한국에 왔을 때 스와는 125㎏, 다무라는 98㎏으로 계단을 제대로 못 오를 정도였다. 두 달 여가 지난 2일 현재 이들의 몸무게는 스와가 91㎏, 다무라는 71㎏로 각각 20㎏ 이상 줄었다.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오후 11시 잠들 때까지 하루 일과는 그야말로 '고행' 그 자체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엄청난 과식 습관이었다. 끼니마다 두 공기의 밥은 기본이고, 후식과 간식으로 햄버거와 아이스크림.케이크 등을 즐겼다. 요즘 이들이 먹는 음식 양은 새 모이 수준이다.

"밥알을 젓가락으로 세어 15개를 뭉쳐 입에 넣고 15~20회 씹어요. 생선.두부.닭고기 등 1식 4찬이 제공되지만 양은 각각 엄지손가락 정도 밖에 안됩니다."

끼니 당 80g의 잡곡밥과 반찬으로 얻는 칼로리는 하루 350~500㎉. 일반 여성의 하루 권장 열량이 2000~2100㎉니 그야말로 초 소식이다. 감량을 하면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일은 한약을 먹고 비만 침을 맞는 것이었다고 했다.

다무라의 감량 목표는 고등학교 시절 몸무게인 49㎏. 콘서트에서 흥이 나는 대로 펄쩍펄쩍 뛰고 싶단다. 스와의 소원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남편에게 안길 수 있는 58㎏의 몸매를 만드는 것. 이들의 두 달 간 입원 생활은 가족과 통화도 못할 정도로 엄격한 통제 속에 진행됐다. 자신들이 유명해졌다는 사실도 TV를 보고 한국을 찾은 일본 사람들로부터 들었다. 이들은 3일 일본으로 돌아간 뒤 병원에서 처방해준 대로 집에서 추가 감량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한국을 찾은 비만치료 희망자도 40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때문에 이들이 입원했던 기린한방병원은 대박을 터뜨렸다. 제작진으로부터 두 달 치료비로 받은 4500여만원과 40여 명의 비만 여성 덕분에 2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길수 병원장은 "일본에선 입원시켜 비만을 치료하는 곳이 단식원 뿐이라 고도 비만 환자들이 국내 한방병원을 찾은 것 같다"며 "우리 병원이 국내보다 오히려 일본에 더 잘 알려진 것에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