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낙하산 인사'에 대한 인식 바꿀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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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충렬(48) 감사는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스스로도 자신을 그렇게 부른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열린우리당에서 일하던 그는 1년 전 의료공단 감사에 부임했다. 진보 진영에 속해 있던 그가 이 자리에 부임하자 보수적인 분위기의 공단 관계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개혁의 칼날이 조직에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까?

그는 "출근 첫 날 일주일에 한두번 쯤 출근하고 나머지 날은 골프나 등산 등을 하면서 대충 임기를 채우고 떠나는 '낙하산 감사'는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1년 뒤 '보훈 복지정책의 혁신비전'이라는 국내 최초의 보훈정책 관련 연구서를 펴냈다.

이를 위해 전국 다섯 곳의 보훈병원과 보훈복지타운.보훈휴양원 등 관련 기관들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병원 전문 컨설팅 전문회사를 선정해 보훈병원 개선을 위한 진단도 받도록 했다. 이씨는 "적어도 받는 월급만큼은 일을 하고, 새 업무와 관련된 전문 서적을 낼 정도라면 '낙하산'에 대한 주위의 시선도 차츰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8년에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87~91년에는 전국노동조합협의회(약칭 전노협)에서 조직부장도 지냈다. 2002년 노무현 캠프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총선에서는 열리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글=박혜민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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