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시간차 악용, sat 컨닝 횡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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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의 시차(時差)를 이용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에서 부정행위가 퍼지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2일 보도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원외고 등 8곳에서 SAT 시험을 볼 수 있으며 응시자는 갈수록 늘어 지난해에는 1853명이 응시했다.

신문은 미국 코네티컷 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박모(18)군의 사례를 소개했다.

박군은 "지난 5월 SAT 시험 때 한국에서 KIS(한국외국인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수학과 언어 영역 문제 몇 개를 가르쳐 줘 편하게 치렀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한국이 미국보다 14 ̄17시간 빠르기 때문.

가령 지난 5월 7일 오전 한국에서 시험을 끝낸 A군이 낮 12시쯤 워싱턴(5월 6일 밤 10시쯤)에 있는 친구 B군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를 알려준다면, B군은 여유있게 잠을 잔 뒤 5월 7일 오전에 시험을 칠 수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실제로 매사추세츠 주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배모(18)군은 "5월 SAT를 한국에서 치른 친구가 문제를 가르쳐 줬는데 내가 미국에서 본 시험에도 똑같이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 유명대학에 다니며 방학 때마다 한국에서 SAT 과외를 한다는 이모(24)씨도 "나도 한국에서 시험을 보고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문제를 가르쳐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과외를 받았던 학생들 중에 나더러 한국에서 시험을 보고 미국으로 전화해서 가르쳐 달라는 학생들이 간혹 있다. 부모들까지 나서서 그런 부탁을 하는데 참 난감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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