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 경지진행 엉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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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길로 <수원시세류2동343심우주택6-102>
며칠전 TV프로복싱경기에서 오늘날 한국 프로복싱이 처한 참담한 현실을 보고 다시한번 실망과 분노를 금치못했다. 한때 세계챔피언이었던 박찬희 선수와 필리핀의 한 무명선수와의 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경기가 시작된후 전 챔피언답게 제법 필리핀 선수를 몰아치던 박선수가 3회전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오른쪽 훅을 왼쪽 턱에 맞고 비틀거리며 등을 돌렸다.
그때 주심이 박선수의 충격이 심하다고보고 다운으로 인정, 카운트 하려는데 라운드 종료공이 울렸다. 그것도 아직 시간이 20여초 이상이나 남았을 때다.
더욱 가관인 것은 주심이 카운트를 세다 말고 두 선수를 각 코너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설사 라운드 종료 공이 울렸다하더라도 다운된 선수가 경기의사를 표시할때까지 카운트는 계속되야 하는 것이다. 주심은 무얼 착각(?)했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경기룰을 무시했는지….
관중들이 야유를 보내며 아우성 치자 주심은 코너로 돌아간 박선수를 다시 불러세워 카운트했다.
경기에 임했을때 정정당당히 이기고 질줄아는 스포츠 정신의 ABC부터 새로이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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