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화재로 한인부자 사망

미주중앙

입력

크루즈 선박의 엔진관리 업무를 맡아 승선했던 남가주 거주 한인 부자가 기관실 화재로 함께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크루즈 업체인 오셔니아 크루즈(Oceania Cruises)사는 지난 11일 오전8시30분쯤 캐리비언 해의 세인트루시아 인근을 항해중이던 자사의 '인시그니아(The Insignia)'호 기관실에서 불이 나 선원 1명과 엔지니어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숨진 엔지니어 2명은 토런스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 이종식(57)씨와 이혁(31)씨 부자로 밝혀졌다.

특히 아들 이씨는 내년 3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이들은 크루즈선 엔진을 납품한 핀란드계 선박엔진회사인 바트실라(Wartsila) 소속으로 엔진 관리를 담당했다.

오셔니아에 따르면 이 배에는 승객 656명과 직원 400여 명이 승선하고 있었으며 이들 3명을 제외하고 모두 구조됐다.

인시그니아호는 지난 7일 푸에르토리코 샌후안을 출발해 오는 17일 마이애미에 입항 예정이었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해안경비대는 화재 원인 조사를 대원들을 급파했다고 밝혔다.

한편 12일 이씨 부자의 비보가 전해지자 가족은 물론 지인들도 침통한 분위기다. 이들이 출석했던 카슨 포도원교회의 정영민 담임목사는 "어제 오후 4시쯤 유가족들이 비보를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족은 물론, 모든 교인들도 비통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 목사는 "혁이는 내년 3월에 결혼 날짜까지 잡아 놓은 상태였다"며 "유족들이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위로 기도회를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씨 부자의 시신은 수일 내로 LA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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