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출판] '슬로우 이즈 뷰티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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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풀면 '느린(slow) 것은 아름답다(beautiful)'이다. 한국계 일본인인 저자는 슬로라는 말에 '생태적인(에콜로지컬)'이라든가 '지속 가능한(서스테이너블)'이란 의미를 부여한다.

패스트 푸드에 반대해 잡곡 등을 먹으라며 슬로 푸드를 내세우고, 환경을 살리기 위해 생활 친화적인 슬로 사이언스를 제안한다. 근면과 경쟁이 선이라는 생각을 떨치고 게으름과 빈둥거림을 권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요즘 유행하는 '느림의 철학'과 많이 겹친다.

그러나 '사랑도 섹스도 느리게'에서 노년의 성을 강조하고 현대인이 자신의 몸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쏟는 것은 타인과의 유대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점 등은 새롭다.

입냄새.땀냄새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항상 청결에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것도 소외에 따른 일종의 병이란다. 적당히 타인에게 폐를 끼치면서 사는 게 인간적이라는 것.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겠다는 자립의 정신은 자칫하면 고립으로 연결된다고 저자는 걱정한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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