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영세 다큐, 할리우드 대작 모조리 격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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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사진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12월 극장가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한국 영화사의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흥행이 예상되지 않았던, 순제작비 1억2000만원으로 만든 영세한 독립 다큐 영화가 할리우드 대작들을 누르고 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지난 11일 6만 5609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12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42만 116명이다. 한달 넘게 충무로 상업영화들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는 역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속도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76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함께한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감동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난달 27일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7위로 시작해 1위까지 올라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인터스텔라’는 5만173명을 추가해 3위로 밀려났고, 신작 외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6만350명을 모아 2위를 기록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진모영 감독이 1년 3개월(2012년 9월~2013년 11월) 동안 강원도 횡성에 사는 고(故)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의 모습을 여과 없이 담아낸 게 전부다. 그들이 하는 대화와 평상시의 행동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찍혔다. 특별한 편집도 없다. 86분의 러닝타임이 그만큼 담백하다.

98세 할아버지와 89세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아 평소에 잊고 살았던 ‘부모님’을 생각하게 만든다. 추워진 날씨와 훈훈한 이야기가 기대 이상의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관객들의 입소문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다큐 독립영화인만큼 당초 아트나인과 CGV아트하우스를 비롯한 예술영화관에서 주로 상영됐다. 다큐영화의 어쩔 수 없는 한계였다. 하지만 이제는 대형 멀티플렉스에서도 상영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번 영화의 공동배급을 맡은 CGV 아트하우스 측 관계자는 “처음에는 CGV와 메가박스에서 주로 틀었는데 이제는 롯데시네마에서도 관을 열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CGV는 전국에서 두 곳(부산대·인천공항)을 제외한 전 상영관에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티켓 창구가 오픈돼 있다.

서울 주요 극장에서만 상영하던 롯데시네마는 이번 주 내에 전국 극장 상영으로 돌아선다. 영화 평론가 윤성은은 “500개까지는 확답을 할 수 없지만 400개까지는 스크린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지금까지의 성적도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 스크린 400개 이상을 잡고 있는 영화는 ‘엑소더스:신들과 왕들’과 ‘인터스텔라’ 단 두 개 뿐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사진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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