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건」겪은 고법판사들 잇달아 발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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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철희·장령자부부 어음사기사건, 여대생 박상은양 피살사건 등 일반의 이목이 집중된「큰사건」을 맡았던 서울고법담당재판부가 건강악화로 입원하는 등 심한 후유증으로 몸살.
이·장부부사건의 항소심주심법관인 제2형사부 이근웅판사는 판결 후 장 유착 증세로 서울명동성모법원에 입원해 수술여부를 진단받고 있고, 박상은양사건의 주심 제3형사부 신성철판사는 코안이 헐었으며, 재판장 이한구부장판사는 입술이 부르터 물집이 생겼을 정도.
특히 이·장 부부사건은 내용이 워낙 복잡하고 피고인수(32명)가 많은 데다 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피고인들이어서 일반사건 2백건을 처리하는 것보다 어려웠다는 것이 재판부의 하소연. 법조계에선 윤노파 살해사건의 주심을 맡는 등 강철같이 건강하던 이판사가 다운된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동정.
한편 서울고법 간부들은 l년에 한 건 있을까 말까한 큰 사건을 1주일에 2건이나 처리했으니 금년의 큰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매우 홀가분해 하면서도 판결결과의 여론이 무척 궁금한 눈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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