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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골든글로브 9회 수상…역대 최다 "프로 20년째 뜻깊은 선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국민타자 이승엽(38·삼성)이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다. 역대 최다 골든글러브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엽은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가 됐다. 이승엽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황금장갑(1루수)의 주인공이 됐다. 일본에서 돌아온 2012년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이승엽은 통산 9번째 수상으로 한대화·양준혁(이상 8번째)을 제치고 단독 1위가 됐다.

지난해 타율 0.253 13홈런·69타점에 그친 이승엽은 올해 티율 0.308 32홈런·101타점을 올렸다. 최고령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에도 기여했다. 이승엽의 수상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천하의 이승엽도 시상식 전에는 떨리는 기색을 보였다. 그는 "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편이다. 그런데 골든글러브는 좀 다르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는 이렇게 큰 행사가 아니었는데… 조금 긴장된다"고 웃었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유효표 321표 중 301표(93.8%)를 얻은 이승엽은 "프로 데뷔 20년째인데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올해는 좋은 시즌이었지만 내년에도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다득표는 유효표 321표 가운데 305표(95%)를 얻은 유격수 강정호(27·넥센)의 차지였다. 나비 넥타이로 한 껏 멋을 낸 강정호는 "감사합니다"는 짧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2루수 부문은 292표(91%)를 얻은 넥센 서건창(25)에게 돌아갔다. 이날 오전 2억 700만원(222.6%)이 오른 3억원에 내년 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한 서건창은 "큰 연봉을 안겨준 구단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서건창은 "어린시절 이종범 선배의 모습을 보며 야구 선수를 꿈꿨다"며 "아직 선배님에게는 부족하다. 내년 시즌 더 열심히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1루수 부문은 홈런왕 박병호(279표)가 3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투수는 넥센 외국인 선수 밴헤켄(35)이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이 끝나고 고향(미국 미시간주)에서 휴식을 취하던 밴헤켄은 이날 부인 앨리나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는 "구단에서 상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권유했고, 나도 상을 탈 것 같아 참석하게 됐다"며 "지구 반대편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준 와이프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탄 건 지난 2009년 KIA에서 뛴 아퀼리노 로페즈(39·투수) 이후 5년 만이다.

가장 치열했던 포수 부문은 양의지(118표·두산)가 수상했다. 2위 이지영(103표·삼성)와의 표차는 불과 15표였다. 3위 김태군(NC)도 100표를 얻어 큰 차이가 없었다. 당초 외야 부문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큰 표 차이로 수상자가 갈렸다. 수상자인 최형우(230표)·나성범(216표)·손아섭(203표)은 200표 이상을 얻었다. 4위 민병현(79표·두산)과의 표차가 컸다. 손아섭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수상자가 됐고, 나성범은 구단에 첫 골든글러브를 안겼다.

데뷔 후 처음으로 상을 받은 선수는 박석민·양의지·나성범·밴헤켄 4명이다. 3루수 박석민은 그동안 최정(SK)에 가려 수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올 시즌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부분에서 고른 활약으로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넥센은 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고, 우승팀 삼성은 3명으로 뒤를 이었다. 두산·NC·롯데는 1명씩이다. 정규시즌 4위 LG에서는 한 명의 수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특별상인 골든포토상 부문은 서건창이 차지했다. 200안타를 기록한 뒤 심재학 코치와 포옹하는 장면이 올 한해 최고의 장면으로 뽑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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