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검사대 외화적발엔 약하다|도난 당했던 재미교포 돈 4만불도 X선 투시기 무사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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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항당국의 엄격한 외화유출방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외화가 또 다시 공항검사대를 무사통과 된 사실이 밝혀져 아직도 외화유출방지에 구멍이 뚫려있음이 입증됐다. 김포세관은 25일 김포공항 2층 국제선 출국수속장에서 재미동포 안영대씨(39·로스앤젤레스거주·식당업)가 지난 13일 갖고 나가려던 4만달러가 소형 손가방에 든채 X선 투시기를 무사히 통과한 뒤 탑승수속도중 도난 당한 사실을 밝혀내고 경위조사에 나섰다.
재미교포 안씨의 4만달러는 이날 공항 검사대를 통과했으나 외화가 X선 투시기에 전혀 비치지 않았고 출국수속장에 숨어들었던 범인 최복남씨(21·전과 2범·서울 영등포1동 618)는 안씨의 가방을 훔쳐 유유히 공항을 빠져나왔다가 환전과정에서 범행이 들통나 무사통과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김포세관은 이 사건을 계기로 ▲X선 투시기의 허점 이용 ▲김포공항 관계직원과의 모의 ▲외국관광객을 이용한 외화 분산 유출 ▲무역대금의 비밀결제 ▲미군송금우편을 이용하는 간접유출 수법 등 예상되는 외화도피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X선투시기 허점 밀수품의 반입이나 외화·총기 등 불법물의 반출을 방지하는 X선 투시기는 금속성이 들어있는 물체는 투시기의 스크린에 나타나도록 돼 있으나 가시범위의 제한 등 기계적인 허점이 있다.
4만달러가 든 소형가방을 도난당했던 재미교포 안영대씨의 경우 옷가지와 4만달러가 든 소혐가방을 도난당했던 재미교포 안영대씨의 경우 옷가지와 함께 4만달러를 가방 바깥쪽에 넣었으나 투시기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포공항에 설치된 X선 투시기는 모두 ○○대로 이중 국제선에 설치 된 루시기는 미국제품으로 방사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혹은 위에서 아래쪽으로만 비추도록 돼있어 가방속의 물건이 서로 겹치면 판독이 어렵고 투시기 컨베어벨트의 가장자리에 놓을 경우 감추어진 물건이 가시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떠 비누곽속에 외화를 말아서 넣는 수법 등을 사용할 경우 판독기에는 비누처럼 나타나며 철분성이 없는 여행자수표 등은 아예 판독기에 나타나지도 앉아 개봉검색을 하지 않으면 적발이 힘든 실정이다.
직원과의 모의 대표적인케이스는 지난 8월27일 경찰에 검거된 한국안전기업 X선 투시기검색반 조장 김황수씨(37·서울 내발산동 주공아파트21동20l호)의 밀수대금유출 묵인사건.
김씨는 8월13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국제밀수조직 국내판매책인 이종성씨(50) 등으로부터 『홍콩인 조상지씨(60)가 외화가 든 가방을 갖고 출국하면서 X선 투시기 검색을 할때 눈 감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30만원을 받았다.
외국관광객 이용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이 수법은 세관 등 관계기관에서 그 수법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손을 못 대는 실정이다.
외국인에 대해서는 1만달러이하까지는 입국 때 외화휴대신고를 하지 않도록 돼 있어 출국때도 외화휴대액이 1만달러가 넘지 않았을 때는 출처를 물을 수 없다.
방지대책 지난6월 34만달러 밀반출 기도사건이후 방지대책에 부심해 온 세관등 공항관계기관은 ▲현재 X선 투시기가 외부에 노출돼 있어 검색직원과 모의가 가능하도록 돼 있는 것을 X선 투시기를 체크인 카운터 뒤 쪽으로 설치, 검색직원과 화주를 차단하고 ▲X선 투시기를 3면에서 판독, 가시범위가 넓은 신형 투시기로 교체하며 ▲관계부처에 건의, 외국인 외화 휴대 한도액을 5천 달러선으로 낮추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엄주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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