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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판매 순위, 소주가 바나나우유 이겼다

중앙일보

입력

주요 편의점들이 올해 들어 11월까지 가장 잘 팔린 상품을 결산했다. 더운 여름에 불티나게 팔린 얼음컵의 인기가 두드러졌고, 불황의 여파로 소주도 여느 때보다 많이 팔렸다. 편의점이 자체 브랜드(PB)제품으로 출시한 먹거리 상품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CU가 올해 판매상품 순위를 집계한 결과 ‘델라페 컵얼음’이 수량 기준 1위를 차지했다. 무려 4600만 개나 팔려 CU의 판매순위 2위인 바나나우유보다 2.8배 많았다. GS25에서도 ‘아이스컵’이 5100만개 팔려 1위를 기록했다. 여러 종류의 음료와 섞어 마시기 좋고 컵얼음 전용 음료까지 출시되면서 개별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편의점에서 막상막하로 잘 팔리는 제품이 소주와 바나나우유다. 올해는 소주가 압승이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바나나우유가 2위인 참이슬과 자리를 맞바꾸면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GS25에서도 지난해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한 참이슬이 3위였던 빙그레 바나나우유와 순위가 바뀌었다. 불황에 소주가 잘 팔린다는 유통업계의 공식이 들어맞은 셈이다.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출시한 PB 제품이 대기업 베스트셀러 상품 인기를 누른 경우도 있었다. CU가 내놓은 ‘자이언트 떡볶이’는 신라면 컵라면 제품보다 2배나 더 팔리며 한때 품귀 현상이 일어났을 정도다. GS25가 선보인 피자, 떡볶이 등 ‘위대한 시리즈’ PB 상품도 전년 대비 매출이 83.1% 증가했다. 편의점마다 특색 있는 PB상품을 선보이자 소비자들은 맛있게 먹은 제품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추천해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있다.

보통 편의점은 20~30대 젊은층이 주요 고객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이용률도 크게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50대 이상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해 처음으로 매출 구성비 20%를 넘었다.

특히 젊은층이 주로 구매하던 품목에서 장년층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수입맥주 매출에서 50대 이상 고객 매출이 올해 44.8%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은 51.2% 증가세를 보였는데 50대 이상 고객 매출은 이보다 높은 61.2% 신장을 기록했다. 국내에 편의점이 처음 도입된 1990년대 당시 20~30대였던 이들이 장년층에 접어들면서 이들 연령대의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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