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덮인 사진, 재학생은 되고 재수생은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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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은 귀가 안 보여도 되지만, 재수생은 귀가 보여야 한다?

오는 30일부터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교육당국이 납득하기 힘든 '수능 원서용 사진' 규정을 만들어 수험생들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5월 수능원서에 부착할 사진 기준을 통보했다. '최근 3개월 내에 양쪽 귀가 나오도록 정면 상반신으로 촬영한 여권용 사진(3.5×4.5㎝)'이란 기준이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판형이 0.5㎝씩 커지고 '귀를 내놓는다'는 새 원칙이 첨가된 부분이다.

하지만 각 고교는 5월 말 대부분 수능 원서사진으로도 쓰는 졸업앨범 사진 촬영을 다 끝냈다.

이에 따라, 2학기 개학 후 수능 원서접수를 앞두고 교육부와 교육청 홈페이지 등에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다시 사진을 찍어야 하느냐"는 내용의 항의가 쇄도했다.

신문은 상황이 악화되자 교육부가 지난 24일 전국 시.도 장학사를 소집해 "재학생은 담임교사 관리하에 촬영.제출하므로 유연성을 가져도 괜찮다. 하지만 개별 접수자의 경우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하려면 귀를 내놓은 사진을 꼭 봐야 한다"고 '수정안'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는 즉시 각 고교에 전해졌고 고3 학생들은 귀가 안 보이는 사진도 제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재수생들 사이에 불만이 터졌다.

당연히 "재학생과 차별 대우를 받는다"는 불쾌감이 번지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올 2월 고교를 졸업한 한 대입재수생의 발언을 빌어 "이미 지난 7월 머리가 약간 길어진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어놨는데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재촬영해야 한다니 짜증난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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