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구스 50% 할인 … 12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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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쇼핑업계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가 국내에 상륙한다. 국내 10개 온라인쇼핑몰이 손잡고 오는 12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연다. 늘어나는 해외 직접구매 소비자(직구족)와 빨라지는 내수 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몰 업계가 동시에 연말 최대 할인 행사를 열고 고객 확보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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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마켓 11번가를 비롯해 현대H몰·롯데닷컴·엘롯데·CJ몰·AK몰·갤러리아몰·롯데슈퍼·하이마트쇼핑몰은 12일(0시~오후 11시 59분) 하루 동안 인기 상품을 평상시보다 50%에서 많게는 70%까지 할인판매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재고를 싼값에 팔던 과거 와 달리 인기가 많은 최신 제품을 전면에 내걸었다. 11번가는 캐나다구스 켄싱턴을 절반값인 39만9500원에 판다. 또 신한·현대·삼성·롯데카드 고객에게 아이폰 6(48대)를 50% 할인한 42만5000원에, 갤럭시 노트4 엣지(20대)를 절반가인 52만1500원에 판매한다. 현대H몰은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머신(라티시마 플러스 F411) 30대를 절반 가격인 27만4500원에 판매한다. 또 CJ몰은 아이오페 에어쿠션을 30% 할인한 2만8000원에 판다.

 국내 온라인몰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늘어나는 해외 직구에 대한 대응 성격이 크다.

 최근 2~3년 사이 국내 직구족의 쇼핑 영역은 전 세계로 확장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해외직구 시장은 2010년 3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배송 대행업체 몰테일은 11월 몰테일을 이용한 직구가 17만5000여 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 먼데이(11월 28일~12월 1일) 동안 몰테일을 이용한 배송대행건수는 6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

  각국 쇼핑몰이 국내 고객을 위한 한국어 서비스를 늘리면서 직구족의 활동 무대가 미국에서 일본, 중국, 유럽 전역으로 넓어지는 것도 국내 업체의 대응을 앞당긴 요소다. 직구 장벽이 낮아지면서 가격이 유일한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AK몰 관계자는 “직구족이 2~3년 만에 두세 배씩 늘어나고 있어 국내 유통업체들 사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내수 유출을 막고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일부 품목을 이벤트성 행사로 내놓는 대신 가격 거품을 빼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수입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이 직구와 7~8배 가격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일시적 할인 행사로 직구를 막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체들이 개별적으로 할인행사 대신 공동 대응을 택한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동일 제품의 해외 판매가와 국내 판매가의 차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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